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03-06 16: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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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불스 주가가 급등했다. 미국 항암제 개발사를 인수한다고 밝혀 주가가 힘을 받았다.
인터불스는 전자부품 관련 자동화 생산기기를 만드는 설비업체였는데 스마트폰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주인이 자주 바뀌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 인터불스 주가 급등, 항암제 개발사 인수
6일 코스닥에서 인터불스 주가는 전날보다 16.8%(1460원) 급등한 1만15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상한가(29.90%)를 기록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급등세를 보였다.
▲ 인터불스가 공급하는 생산설비 '글라스 엣지 그라인더'.
인터불스가 항암제 개발 업체를 인수하며 바이오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불스는 5일 국내 바이오 신약 전문 사모펀드(PEF)운용사인 ‘메디베이트 파트너스’와 손잡고 미국의 항암면역세포 치료제 개발사인 ‘윈드밀’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윈드밀은 세계 최고 권위의 병원인 존스홉킨스 대학병원 연구진이 설립한 항암면역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존스홉킨스병원 시절 개발한 ‘CAR-T’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 치료제는 골수침윤 림프구(MILs)를 이용한 기술로 기존 치료제보다 항암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윈드밀은 현재 원천기술을 보유한 존스홉킨스로부터 전용실시권을 취득해 골수암 치료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불스는 “전 세계 유일한 골수침윤림프구기반 항암제 개발사인 윈드밀의 인수로 바이오신약시장 진출 전략에 성공적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라고 밝혔다.
인터불스는 메디메이트 파트너스가 조성하는 사모펀드(PEF)에 일정 지분을 출자하고 사모펀드가 윈드밀을 인수하는 방식을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인터불스는 윈드밀의 이사회에도 참여한다. 사실상 인터불스가 전략적 투자자(SI) 역할, 메디메이트파트너스가 재무적 투자자(FI) 역할을 맡는 셈이다.
메디메이트파트너스는 김현국 대표가 2014년 설립한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인데 김 대표는 포스코바이오벤처펀드와 한국 노바티스 벤처펀드를 거쳤다. 메디메이트파트너스 2016년 신라젠 전환사채(CB)에 투자했고 1년여 만에 6배 가량 수익을 내면서 유명해졌다.
◆ 인터불스, 전자부품 설비업체에서 바이오기업으로 변신
인터불스는 전자부품 자동화 생산시설을 만들어주는 설비업체로 김세영 전 대표가 1996년 설립한 세호로보트가 전신이다.
2003년 수작업에 의존해 왔던 연성회로기판(FPCB) 생산 공정을 자동화하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 인터불스는 세호로보트시절인 2013년4월3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연성회로기판(FPCB)은 유연한 성질의 인쇄회로기판(PCB)으로 핸드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에 널리 쓰인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세호로보트는 일대 도약을 이뤘다.
매출도 2010년 131억 원, 2011년 194억 원, 2012년 247억 원 등을 내며 꾸준히 성장했다.
2013년에는 코스닥에도 상장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속도가 둔해지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급감했고 세호로보트는 위기를 맞게 됐다.
세호로보트 2014년 매출 126억 원, 영업손실이 10억 원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도 2013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세영 전 대표는 결국 2015년 초 세호로보트 지분을 대부분 매각했고 이후 회사 주인은 계속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이름도 인터불스로 변경됐다.
인터불스는 주인이 바뀌자 유통사업, 전기차사업 등에도 뛰어든다고 밝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인터불스는 지난해 매출 52억 원, 영업손실 60억 원을 냈고 올해 1월 경영 컨설팅업체인 차이나블루가 최대주주에 올랐다.
차이나블루는 인터불스 최대주주에 오를 당시 신약 개발 등 바이오업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건강보조 의약품, 식품사업에도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