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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속도있는' 재건축 규제, 집값 잡을 수 있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03-05 17: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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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려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했다.

재건축시장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보인 지 한 달 반가량 만에 후속조치를 단행했는데 집값 안정화를 위한 속도감 있는 행보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6972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현미</a> '속도있는'  재건축 규제, 집값 잡을 수 있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2월21일 발표한 ‘안전진단 정상화방안’이 10일의 행정예고 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시행됐다.

행정예고 기간에 제출된 의견에 대체로 이중주차 문제로 소방활동의 어려움과 주차장 부족에 따른 생활불편 사항이 집중 건의됐다.

국토교통부는 안전진단을 실시할 때 평가하는 항목 가운데 ‘소방활동의 용이성’과 ‘세대당 주차대수’에 대한 가중치를 확대·조정하기로 했다.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려고 하는 주민들로부터 안전진단 기준 강화의 적용 시기를 유예해달라는 요청이 많았지만 국토교통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제도개선 목적이 안전진단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추가 유예 없이 안전진단 기준 강화방안을 예정대로 시행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집값 상승세를 막기 위해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데 매우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통상 어떤 기준을 고칠 때 행정예고기간을 20일 뒀는데 이번에는 10일만 부여했기 때문이다.

김현미 장관이 1월18일 주거복지협의체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재건축은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구조 안전성의 문제가 없음에도 사업 이익을 얻기 위해 사회적 자원을 낭비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는 점도 사실”이라며 “건축물 구조적 안정성이나 내구연한 등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안전진단 절차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발언이 나온 이후 안전진단 기준 강화 사이에 소요된 시간이 47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건축시장을 조이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감정원뿐 아니라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이나 부동산114 등의 조사에 따르면 2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계속해 뛰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2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인 0.94%를 보였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도 2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직전 주보다 0.3% 상승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속된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 부동산 조사기관들은 재건축사업이 추진되고 있거나 추진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지역이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부동산시장을 조여왔는데 재건축시장만 겨냥한 대책을 내놓음으로써 집값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관 권한으로 변경할 수 있는 국토교통부 고시를 고치는 방법으로 재건축시장 규제에 발 빠르게 대처한 만큼 효과도 빨리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안전진단 강화 방침이 오히려 풍선효과로 나타나 집값 안정화를 노리는 정부의 의지와 반대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건축을 추진하려고 했던 단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미 재건축사업 승인을 받은 단지로 옮겨가 서울시 강남권 일부 단지의 가격 상승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재건축을 추진하려고 하는 단지가 모여 있는 서울시 노원구에 안전진단 기준 강화 방침이 발표된 이후 매수 문의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미 안전진단을 받아 이번 규제에서 벗어난 단지들은 매수 문의가 급증하고 있지만 차익을 더 거두려는 소유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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