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대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으로 순이익 1조 원을 넘어섰다.
5일 금융감독원에서 내놓은 ‘2017년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79곳은 2017년에 순이익 1조674억 원을 냈다. 2016년보다 2068억 원(24%) 증가했다.
▲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2017년 대출 호조에 힘입어 순이익 1조 원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뉴시스> |
금융감독원에서 관련 통계를 내놓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전체 순이익 1조 원을 넘어섰다.
저축은행들은 2017년에 영업이익 1조2048억 원을 올렸다. 2016년보다 2068억 원(24%) 증가했다.
2017년에 이자이익 3조7463억 원을 올려 2016년보다 6196억 원(19.8%) 늘어나면서 순이익과 영업이익 증가를 뒷받침했다.
2016년과 비교해 비이자이익이 1237억 원 줄었고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쌓는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072억 원 증가했지만 이자이익 증가로 손실을 상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2017년에 대출 증가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늘어났고 자산건전성도 이전보다 좋아져 순이익 흑자를 계속 내는 등 경영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2017년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1%로 집계됐다. 2015년 10.2%, 2016년 7.1%에서 계속 호전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총여신 가운데 회수가 어려운 정도에 따라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분류된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저축은행들은 모두 합해 총자산을 59조7천억 원 보유해 2016년 52조3천억 원보다 7조4천억 원(14.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도 같은 기간 5조7204억 원에서 6조7736억 원으로 1조532억 원(18.4%) 증가했다.
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31%로 집계돼 2016년보다 0.36%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계부채 증가, 소비 회복세의 부진 등이 앞으로 저축은행들이 순이익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들로 꼽혔다.
저축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쌓는 기준도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법정최고금리도 2월부터 연 27.9%에서 24%로 낮아졌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이 담보와 가계신용 위주의 대출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는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도록 이끌어 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잠재적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내부 유보금 확대 등 건전성을 높이도록 유도하겠다”며 “저축은행들이 규제환경 변화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는지도 분석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