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임직원들에게 내년 3월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하락 탓에 정제마진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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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대표이사 |
에쓰오일은 내년 3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매년 3월 전년 실적을 기준으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며 “하지만 내년 3월 직원들에게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2012년 기본급의 1000%, 지난해 기본급의 500%, 올해 기본급의 3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성과급 규모가 점점 줄다가 내년에 아예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에쓰오일의 이런 방침은 올해 실적이 상당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3분기까지 45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451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정반대의 상황에 몰린 것이다.
에쓰오일은 3분기 정유부문에서만 1867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 들어 국제유가가 더욱 가파르게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에쓰오일의 4분기 실적도 장담하기 어렵다. 에쓰오일의 정유부문 매출은 전체의 80% 가량을 차지한다.
에쓰오일은 이런 악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까지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투자에 4642억 원을 들였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8% 늘어난 수치다.
에쓰오일은 고도화 설비 투자를 통해 값싼 잔사유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울산공단에 고도화설비를 설립해 석유화학의 기초원료가 되는 올레핌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내년 초 이사회 승인을 받아 2017년 준공한다.
에쓰오일은 이런 사업 투자에만 5조 원을 투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쓰오일이 기존에 세계 최대 규모로 투자한 PX부문이 중국발 공급과잉 탓에 이익이 급감했다”며 “정유 고도화설비 시설이 완공되면 정제마진 감소에 따른 영업손실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