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가 채권단의 해외 매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노조는 해외매각에 반대하며 경영 정상화 계획(자구계획)을 새로 만드는 데 협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의 반발이 매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3월 말까지 자구계획 잠정안을 다시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2월28일 교섭에서 상여금 250% 반납과 타이어생산 4.5% 증대 등 방안에 잠정 합의했는데 이 합의안에는 채권단에서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 등 해외 회사에 매각하려면 사전에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KDB산업은행은 이 자구계획 잠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호타이어 고통분담의 수준이 미흡하다는 점을 들었다.
채권단은 2월28일 실무자회의를 열고 3월 말에 채무상환 유예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으며 3월 말까지 합당한 수준의 자구계획을 제출할 것을 금호타이어에 요구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금호타이어의 자구계획 잠정안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외매각 시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이면 더블스타로부터 자본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채권단이 노사 자구계획 잠정합의안을 거부한 것은 해외 매각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며 “고통분담 수준이 미흡하다는 것은 핑계”라고 말했다.
노조가 해외 매각에 반대하며 투쟁에 나선 만큼 금호타이어가 자구계획을 다시 마련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채권단이 해외 매각을 추진하면서 자구계획을 다시 마련할 의미가 없어졌다”며 “해외매각을 원천 반대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채권단의 해외 매각을 막기 위해 자구계획 잠정안을 백지화하고 총파업 등 투쟁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조의 반대로 채권단이 추진하는 해외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 수순을 밟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금호타이어는 채권단 실사 결과 존속가치가 4600억 원으로 청산가치 절반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더블스타에 넘기기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노사가 자구계획을 놓고 합의할 것을 전제로 더블스타 투자금을 책정했다”며 "금호타이어 노사는 3월 말까지 합당한 수준의 자구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