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이 2017년 해외사업의 잠재부실을 미리 털어낸 덕분에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신규 수주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점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7일 “한화건설이 올해 해외 플랜트사업에서 추가로 손실을 낼 가능성은 ‘0’에 가깝다”며 “한화건설 관련 이슈는 사실상 해소돼 올해 영업이익 2천억 원 이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건설은 2017년 2분기와 3분기에 연속으로 해외 사업장의 잠재부실을 털어내 모두 2700억 원의 지체보상금 관련 충당금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선제적으로 해외 사업장의 부실에 대응한 덕에 한화건설은 2017년 4분기에 별도기준 영업이익 1191억 원을 냈다. 2017년 3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2016년 4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1269% 급증했다.
2017년 4분기 실적에 직전 분기 반영했던 지체보상금 관련 손실이 환입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한화건설은 2017년 3분기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골드 프로젝트에 지체보상금 관련 손실을 반영했는데 공사비 추가정산(체인지 오더)을 통해 330억 원을 돌려받았다.
한화건설은 2017년 다른 해외 사업장에서도 발생 가능한 최대치의 충당금을 쌓았는데 공사비 추가정산을 통해 올해 수백억 원 이상의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라크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에서 안정적으로 공사비를 받고 있는 점도 올해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는 2017년 말 이라크를 방문해 하이데르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와 만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의 공사대금 수령을 약속받았다. 1월에 1억7천만 달러를 수령했는데 3월에도 약 2억 달러 이상의 대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화건설은 이라크 신도시사업 이외에도 국내 주택사업과 한화큐셀코리아 등 계열사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올해 실적이 정상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한화건설이 2017년 새 일감을 적게 확보한 점은 성장성을 놓고 의문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게 한다.
한화건설은 2017년 새 일감으로 모두 3조 원을 따냈다. 2016년보다 신규 수주 규모가 14.3% 줄었다.
모두 국내에서 따낸 물량으로 2017년 해외사업 신규 수주 규모는 전혀 없다. 한화건설이 해외에서 수주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것은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전체 수주물량도 감소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2015년에 새 일감으로 5조8천억 원을 확보했으나 2016년 3조5천억 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17년까지 2년 연속 신규 수주 감소세를 보였다.
2017년 말 수주잔고는 16조1천억 원으로 2016년 말과 비교해 16.1% 감소했다.
수주산업의 특성상 기존에 수주해 놓은 일감에서 매출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규 수주를 회복하지 못하면 향후 실적을 장담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일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