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LS산전 실적 부진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S산전은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업계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 만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에 LS산전은 전력제어. 전력공급기기 등과 함께 솔루션까지 제공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국내 전력기기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LS산전은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LS산전은 지난해 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6046억 원, 영업이익 234억 원을 냈다. 2016년 4분기보다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15% 감소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S산전은 지난해 4분기 전력기기사업의 국내와 해외 실적이 모두 부진했다”며 “전력기기사업은 국내에서 성장이 정체됐고 북미와 터키 등에서 실적 부진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회장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국내 사업의 성장 정체를 극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북미와 터키에 집중돼 있던 전력기기의 해외 매출을 동남아로 다변화하겠다는 것이다.
LS산전은 이미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전력인프라를 수출하고 있어 이와 연계해 전력기기 수출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은 자동화사업에서는 베트남, 이란, 터키 등 전략국가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LS산전 관계자는 “자동화사업은 지난해 4분기에 유럽, 북미 등 해외 매출은 증가했으나 국내 매출이 감소해 실적이 부진했다”며 “올해는 베트남, 이란 등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을 더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스마트에너지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LS산전 융합사업부는 적자가 지속돼 LS산전 실적에 큰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융합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에 영업손실 276억 원을 내는 등 3년째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정부의 재생에너지정책에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까지 100조 원을 투입해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48.7GW(기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48.7GW 가운데 57%에 이르는 30.8GW를 태양광으로 건설한다.
LS산전은 태양광과 관련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정부 정책에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스마트그리드는 정보통신(IT)기술을 통해 전력 수요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전력 공급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전력망을 말한다.
LS산전은 10월에는 한국전력과 함께 일본 훗카이도에 에너지저장장치 연계형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하는 등 스마트에너지사업에서 해외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구 회장은 직접 준공식에 참석해 스마트에너지사업의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LS산전은 세계적 에너지 구조의 변화에 따라 올해부터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 등 신사업부문에서 적자폭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며 “구 회장도 올해 스마트에너지사업에 총력을 기울여 LS산전의 실적을 끌어올리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