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을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유가를 올리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보이기 때문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유가와 관련해 과거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근 태도는 아람코의 상장을 위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 한국투자증권은 20일 사우디아라비아의 강력한 유가상승 의지 때문에 한동안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
사우디아라비아는 지금까지 유가와 관련해 비둘기파로 분류됐다. 줄곧 원유 생산량을 줄여 수급균형을 맞추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국제 원유시장이 계속 공급과잉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과거와 다른 태도로 원유 생산량을 조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은 지난주에 “원유의 수급 균형을 위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안전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사우디아라비아가 만약 원유의 공급부족을 일으켜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칼리드 장관의 발언은 과거 사우디아라비아 태도와 비교하면 매우 강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동안 ‘수급균형’만을 강조했다”며 “이번 칼리드 장관의 발언은 처음으로 ‘공급부족’까지 감수하겠다고 언급한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고 파악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밝힌 시점도 과거와 달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를 기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떨어질 때마다 원유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서부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을 보이는 시점에 나왔다.
서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작년만 하더라도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만족했다”면서도 “최근 칼리드 장관의 발언으로 배럴 당 60달러 이상의 유가를 바라보고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강력하게 유가를 올리려는 이유로 아람코의 상장이 꼽혔다.
아람코는 국영석유회사로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회사 가운데 하나다. 에쓰오일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에쓰오일은 아람코를 통해 모든 원유를 수입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아람코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 시기와 방법, 어느 국가에 상장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서 연구원은 “아람코의 상장은 올해 하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아람코의 성공적 상장을 위해 높은 유가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고유가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