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어떻게 친정체제를 구축할지 시선이 몰린다.
권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포스코의 미래를 이끌 신사업 발굴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는데 포스코ICT와 포스코켐텍, 포스코에너지, 포스코플랜텍 등이 권 회장의 청사진에 핵심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 권오준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왼쪽), 최두환 포스코ICT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ICT 등 계열사 사장들이 유임돼 권 회장의 뜻에 따라 올해도 신사업을 진휘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오는 반면 계열사 사장들이 그동안 낸 성과를 평가받아 포스코 본사로 복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1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포스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관련 안건, 주주총회에서 논의될 안건 등이 결정될 것”이라며 “포스코 계열사 사장 인사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고 12일 말했다.
포스코 계열사 사장인사는 일반적으로 이사회, 주주총회 시점에 맞춰서 이뤄졌다. 포스코가 올해 3월9일 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계열사 사장이 포스코로 복귀할지 여부 등이 논의될 수도 있다.
최두환 포스코ICT 대표이사 사장, 이영훈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조청명 포스코플랜텍 대표이사 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거취와 관련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권오준 회장은 신년사와 외부행사에서 정보통신기술(ICT)사업과 전기차배터리 원자재사업, 발전사업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작업을 본격화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권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사업들은 포스코ICT와 포스코켐텍, 포스코에너지 등의 주력사업인 만큼 각 계열사 사장의 거취도 권 회장의 뜻에 따라 정해질 수도 있다.
최 사장은 올해로 5년째 포스코ICT를 이끌면서 권 회장의 곁에서 스마트팩토리체제 전환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해 권 회장과 함께 미국 제너럴일렉트릭과 독일지멘스를, 올해 1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2018을 방문하며 최신 스마트기술 등을 살펴보고 관련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권 회장이 2017년 초부터 ‘스마트포스코’를 선언하며 포스코ICT를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 체제로 전환을 본격화한 데 따른 경영행보로 풀이된다.
최 사장이 포스코ICT를 이끄는 동안 실적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포스코ICT 영업이익은 2015년 140억 원에서 2017년 561억 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최 사장은 권오준 회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 반 년 정도 만인 2014년 8월 말 포스코ICT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포스코ICT에 포스코 출신이 아닌 외부인사가 등용된 것은 최 사장이 20년여 년 만에 처음인데 권오준 회장과 한국공학한림원에서 활동했다는 연결고리가 있다.
최 사장이 지난해 3월 포스코ICT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계열사 사장인사에서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 (왼쪽부터)조청명 포스코플랜텍 대표이사 사장, 이영훈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이영훈 포스코켐텍 사장과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사장, 조청명 사장은 권오준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포스코 본사에서 부사장을 지내다가 2015~2016년 계열사 사장에 선임됐다.
포스코켐텍과 포스코에너지, 포스코플랜텍 등 계열사가 최근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각 계열사 사장들이 포스코로 복귀할 수 있을지, 유임돼 신사업을 계속 지휘할지 주목된다.
이영훈 사장이 이끌고 있는 포스코켐텍은 IT(정보통신)기기에서부터 전기차배터리까지 폭넓게 쓰이는 2차전지 음극재를 생산하는 회사다.
전 세계 전기차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라 포스코켐텍의 성장 전망도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권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2차전지용 리튬사업과 음극재사업 육성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2016년 3월 포스코켐텍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포스코켐텍은 올해 영업이익 1007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보다 30%가까이 늘어났다.
윤동준 사장은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사업과 석탄화력발전사업이 제일 큰 과제였는데 이런 과제를 지난해 무난하게 끝냈다.
포스코에너지가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를 정부의 뜻에 따라 LNG(액화천연가스)발전소로 짓게 돼 타격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당초 계획한대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지을 수 있게 됐고 연료전지사업 적자폭도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
조청명 포스코플랜텍 사장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적자늪에 빠졌던 회사를 회생시키는 데 성과를 냈다.
조 사장은 2015년 6월 포스코에서 포스코플렌텍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포스코플렌텍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301억 원을 내고 순이익도 흑자전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