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2-07 17: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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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가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을 피해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를 놓고 증권업계 시각이 갈린다.
OCI가 고순도 폴리실리콘사업에 집중하면서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중국에서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과 수요 감소에 부딪혀 실적 성장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 이우현 OCI 대표이사 사장.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중국 태양광회사들이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증설하고 글로벌 웨이퍼 가격이 떨어지면서 단기적으로 폴리실리콘 가격도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기술이 개발되고 태양광발전 단가도 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고순도 폴리실리콘 수요도 크게 늘어나면서 OCI의 기업가치가 차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태양광회사들은 폴리실리콘을 연간 7만~8만 톤 더 생산할 수 있도록 증설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증설설비를 가동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세계 폴리실리콘회사들의 생산능력보다 16% 정도 더 확대되는 것이다.
글로벌 웨이퍼 가격은 2017년 4분기 정도부터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웨이퍼 제조회사가 폴리실리콘을 구매하는 만큼 웨이퍼 가격이 떨어지면 폴리실리콘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정 연구원은 OCI가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에 타격을 받기보다 고부가가치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바라봤다.
정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분산형 태양광발전을 보급하는 정책을 펴면서 고순도 폴리실리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수 있는 회사는 사실상 OCI와 독일 태양광회사 바커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OCI의 사업가치는 경쟁사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부지에 태양광발전소를 짓기보다 도시나 농촌의 아파트, 건물 위에 소규모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는 분산형 태양광발전 보급정책을 펴고 있다.
분산형 태양광발전은 좁은 공간에서 많은 전력을 생산해야 한다. 이 때문에 멀티웨이퍼보다 효율성 높은 모노웨이퍼가 주로 쓰이는데 고순도 폴리실리콘이 모노웨이퍼의 원료가 된다.
중국 정부의 정책에 맞춰 중국 웨이퍼회사 롱지솔라는 모노웨이퍼 생산능력을 기존 15GW(기가와트)에서 2020년까지 45GW로, 톈진중관은 기존 7GW에서 23GW로, 징코솔라는 기존 4GW에서 올해 안에 6GW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중국 폴리실리콘회사들이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확대하더라도 모노웨이퍼에 쓰이는 고순도 폴리실리콘 제품은 OCI 등 극소수 회사만 생산할 수 있으므로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선두회사인 롱지솔라와 징코솔라가 중국에서 반덤핑관세도 무는 OCI 폴리실리콘을 사는 이유는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향한 수요가 견조하기 때문”이라며 “OCI가 롱지솔라와 징코솔라에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을 맺은 것은 단순한 일회성계약이 아닌 장기적 동반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OCI는 최근 롱지솔라와 폴리실리콘을 향후 3년 동안 1조1천 억 원어치 공급하기로, 징코솔라와 2년 동안 3572억 원어치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는데 이 계약이 장기계약을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다.
하지만 OCI의 성장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2017년에는 중국 정부가 태양광발전에 지원하는 보조금을 깎기 전 수요가 몰려있었기 때문에 폴리실리콘 수요가 견조했던 것”이라며 “올해는 이런 상황이 재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바커가 2017년 말 사고로 가동을 중단했던 미국 폴리실리콘 공장을 재가동하는 데 따라 OCI가 폴리실리콘시장 상황에 수혜를 입을지 낙관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바커는 미국에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데 이 공장이 2017년 9월 사고로 가동을 중단했다가 올해 재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태양광발전사업에 지원하는 보조금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하반기 또 깎기로 했는데 이 때문에 중국에서 태양광발전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OCI는 주요 고객사를 중국에 두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 태양광발전 수요가 줄어들면 폴리실리콘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