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부터 장거리 노선을 늘려 대한항공과 경쟁구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사장은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창립30주년 행사에서 “앞으로 대한항공에서 운영하는 장거리 노선에 도전할 것”이라며 “장거리 노선에서 복수민항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을 30개 넘게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에서 운영하고 있는 12개 노선을 제외하면 18개 노선에서 단독 운영하거나 외국 항공사 일부와 경쟁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에어버스350 항공기 2대를 추가로 들여오기로 했으며 2025년까지 3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2022년까지 장거리노선을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 항공기 32대를 확보하기로 했다.
공급좌석 수 기준으로 장거리 노선 비중이 올해 53%에서 2022년 59%까지 커질 것으로 바라봤다.
김 사장은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항공기종을 잘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연료 효율이 높은 항공기를 운용하면 연료비를 절감해 원가 경쟁력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22년까지 장거리 노선을 19개로 늘리기로 했다. 5월과 8월 각각 베네치아노선과 바르셀로나 노선에 취항한다.
베네치아 노선은 아시아나항공 단독 노선이며 아시아지역에서 베네치아를 오가는 유일한 직항 노선이다.
김 사장은 “장거리 노선은 단거리 노선보다 비용부담이 큰데 지난해 유럽 노선에서 처음 흑자를 냈다”며 “베네치아나 바르셀로나 등 장거리 노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노선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이나 미국 항공사와 조인트벤처를 추진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앞으로 장거리 노선을 강화해 새 30년을 준비할 것”이라며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항공망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에서 현재 좌석공급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아시아지역 항공망을 확장하지 않고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에어서울이나 에어부산과 협력을 통해 단거리 노선에서 시너지를 내겠다”고 말했다.
경영 정상화 3개년 계획을 올해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김 사장은 “2016년 부도가 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며 “올해 경영 정상화 작업을 마무리해 흑자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부터 지점 통폐합 등을 추진해 조직을 간소화하는 작업을 진행했으며 에어서울 출범 이후에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노선을 에어서울에 넘기거나 운영을 중단했다.
김 사장은 이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여성 승무원 성추행 논란을 놓고 대책 등을 묻는 질문에 “복잡하고 살펴야 할 일이 많아 섣불리 판단하거나 언급할 시점이 아니다”며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고 깊이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에어부산에서도 박 회장의 성추행 논란이 불거져 나온다는 지적을 놓고 “에어부산은 독자경영을 하는 회사”라면서도 “하지만 에어부산 대표와 상의하고 오늘 나온 얘기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정성권 아시아나항공 전략기획본부장 전무는 이날 샌프란시스코노선 운항정지 취소소송의 진행상황을 묻는 질문에 “대법원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판결 시기를 알 수 없으며 고객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호사옥 매각 가능성을 놓고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자산 매각이나 신규 차입 등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산 매각방안을 놓고 현재 밝힐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