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NH농협금융에 따르면 김 회장은 NH농협금융의 해외사업 비중을 기존 3%에서 2022년에는 1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동남아시아에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적 거점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월 베트남과 미얀마, 캄보디아를 방문해 현지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과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국내 금융사들은 잇따라 동남아로 진출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놓여 있어 신규 고객층을 대폭 늘리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현재 캄보디아에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은행도 필리핀과 미얀마 등지에 영업점을 두고 있다.
BC카드가 지난해 베트남 결제 중개망사업자와 협력을 시작하는 등 업종을 불문하고 금융사들의 동남아 진출이 계속되고 있어 국내시장에 못지 않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김 회장은 농업과 금융의 결합이라는 농협금융의 특수한 사업모델을 전략으로 내세워 동남아 현지에서 앞서나가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남아 국가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산업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경제발전이 다른 지역보다 늦어져 산업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에 불과하지만 미얀마는 36%이며 캄보디아는 27%, 베트남은 17%에 이른다.
이 지역들의 금융산업은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2012~2016년 동안 신용잔액은 연평균 15.5% 증가하는 등 금융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은행 이용고객의 수가 매년 5~6%씩 증가하며 2016년에는 처음으로 1억 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NH농협금융은 미얀마 최대 기업인 뚜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농기계 할부금융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등 농업과 금융을 연계하는 사업모델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NH농협금융의 계열사인 NH농협생명은 국내에서 농업인들이 자주 당하는 재해 골절 등을 보장하는 농업인 보험을 판매하고 있으며 NH농협은행은 농업정책자금 대출을 해주는 등 농업에 특화된 금융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이런 경험을 살려 동남아에서도 농업금융이라는 특수한 분야의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범농협 차원의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올해 베트남 농업지역개발부 관계자들과 만나 농업 전반의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으며 캄보디아 쌀연맹과 지난해 업무협약을 맺고 농업발전을 위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분야의 협력이 NH농협금융의 금융협력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올해 동남아에서 은행과 비은행부문의 글로벌 거점을 대폭 늘려 종합금융형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은행과 캐피탈의 거점 확보를 위해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베트남에서는 현지 금융그룹 및 협동조합단체들과 협력해 손해보험과 농기계 리스, 소액대출사업 등 비은행부문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