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와 유가족들에 따르면 25일 포항 포스코 파이넥스공장 산소공급 설비에서 사내하청회사 직원 4명이 사망한 사고에서 △질소 공급라인을 통해 정상적으로 공급됐을 가능성 △질소를 투입하는 배관의 밸브가 인위적으로 조작되거나 설비가 오작동으로 개방될 때를 대비해 이중안전치인 맹판을 설치하지 않았을 가능성 △파이넥스공장 가동시간을 맞추기 위해 맹판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밸브가 차단된 것으로 추측해 산소공급 설비의 냉각탑 내부로 질소를 조기에 공급하거나 산소공급 설비를 시험가동 했을 가능성이 있다.
금속노조와 유가족은 “경찰과 노동부는 우리가 제기하는 의혹을 놓고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를 해야할 것”이라며 “밸브 작동계, 맹판 설치, 질소 조기 공급 또는 산소 시험가동 등은 모두 원청회사인 포스코가 전적으로 그 권한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이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원청회사인 포스코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사고 직후 사과문을 내고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사고 다음날 현장을 방문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했지만 산재의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금속노조와 유가족들은 “유가족은 포스코의 회장 및 소장 조문, 사과문 발표, 사고대책반 구성, 유가족과 언론을 대상으로 한 사고현장 공개 등 발 빠른 대처를 환영했다”며 “그러나 이런 조치는 언론용이었을 뿐 유가족에게 단 한 번도 진심어린 사과를 하거나 파악한 사고경위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협상단을 구성하는 문제에서 포스코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경찰과 노동부 등 관계기관도 미흡한 대처로 질타를 받았다.
금속노조와 유가족들은 “경찰과 노동부 등 관계기관은 사고 조사 중이라는 핑계로 사고가 발생한 뒤 4일이 지나도록 유가족에게 단 한 번도 조사 경과를 설명해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경찰은 유가족이 제기한 의혹을 놓고 철저히 수사해야할 것”이라며 “노동부는 오늘부터 포스코 현장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는 데 유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의혹이 풀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