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노르웨이 해양산업전문매체 업스트림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의 블록B 해양플랜트 수주전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글로벌 엔지니어링회사 맥더못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베트남의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베트남은 자회사 푸꾸옥페트롤리엄을 통해 베트남 근해에 천연가스 개발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푸꾸옥페트롤리엄은 천연가스 개발프로젝트에 쓸 2만 톤급 고정식 해상플랫폼을 발주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최종 투자결정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B 해양플랜트는 2020년 2분기에 가동되는 것을 목표로 세웠으며 사업비 규모는 모두 1조 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푸꾸옥페트롤리엄은 당초 블록B 해양플랜트를 발주할 조선사 후보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맥더못 외에 싱가포르조선사 셈코프마린도 선정했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셈코프마린이 지난해 말 입찰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수주후보에서 제외됐다고 업스트림은 보도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셈코프마린이 2017년 말 한국 조선사가 수주할 것으로 예상했던 대형 해양플랜트 일감 2건을 확보하면서 경쟁강도가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조선사에게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셈코프마린은 2017년 말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요한카스트버그 해양플랜트 하부구조물 일감을 수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 삼성중공업이 수주할 것으로 예상됐던 비토 해양플랜트 수주건도 셈코프마린이 로열더치셸과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둘다 이번 해양플랜트 수주전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부문에서 극심한 일감부족에 몰려 있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은 2017년 말 기준으로 18억8900만 달러 정도로 1척뿐이다. 2016년과 비교해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이 33.2% 줄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최근 조선해양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7월까지 해양산업 일감이 있고 그 뒤로는 계획된 일이 없다”며 지금 수주하더라도 1년 가까이는 쉬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수주했던 나스르 해상플랫폼 공사를 7월 끝내면 7월쯤 모든 일감이 떨어진다. 해양플랜트 일감을 지금 새로 수주한다고 해도 기본설계와 자재구매 등 작업을 거쳐야 해 실제 공정에 들어가기까지 20개월 정도 걸려 당분간 설비와 인력을 쓰기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설계인력이 경쟁사보다 2배 정도 많고 최근 7년 동안 대형 해양플랜트 일감을 7건 확보했다며 해양플랜트부문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글로벌 대형 석유회사 등 시장참여자들이 삼성중공업을 해양플랜트부문의 절대강자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해양플랜트부문에서 수주낭보를 전하지 못해 경쟁력에 금이 간 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시장의 의심을 차단하기 위해 이번 수주전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