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다소 뒤늦게 출시했음에도 가장 많은 가입금액을 올리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AI) 자산관리사다. 시간적 제약으로 은행을 방문해 자산관리 상담을 받기 어려웠던 고객에게 스마트폰으로 포트폴리오 설계부터 상품 가입 등까지 인공지능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로보어드바이저 ‘하이로보’를 출시했다.
신한은행이 2016년 11월 ‘엠폴리오’를 가장 먼저 내놓았고 우리은행은 2017년 5월 ‘로보알파’를 출시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자체 플랫폼은 아직 개발 단계에 있고 쿼터백자산운용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2016년 9월부터 쓰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9일 기준으로 하이로보를 통해 6개월 만에 3만 명의 가입고객과 4천억 원의 가입금액을 올렸다. 신한은행의 경우 출시일 이후 9일까지 2389억 원을 올렸고 이 밖에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보다는 펀드 가입금액이 낮다.
KEB하나은행이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의 강점을 기반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도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산관리와 관련한 브랜드 인지도가 있고 기존 KEB하나은행을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는 고객들이 로봇이 관리해주는 포트폴리오에 호기심을 보이며 투자를 해본다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오래 전부터 비이자수익의 확대를 위해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해왔다.
1995년 최초로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 제도를 도입했고 2005년에는 ‘골드클럽’이라는 PB브랜드를 상표권으로 등록하면서 자산관리 서비스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자산관리 역량을 인정받아 ‘해외 4대 PB어워드’인 유로머니지, 글로벌파이낸스지, 프라이빗뱅커인터내셔널(PBI)지, 더뱅커지에서 상을 받았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간편한 시스템으로 서비스 이용이 쉽고 수익률이 좋아 입소문을 탔다”고 말했다.
다만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고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서비스 점유율 역시 시중은행들 사이에 아직 큰 차이가 없는 만큼 KEB하나은행이 정교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 속도를 내야 지금의 선두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KEB하나은행의 하이로보는 고객의 성향을 분석하기 위해 고객의 수입, 주로 투자하는 금융상품, 손실 수용정도, 본인이 생각하는 금융지식 수준, 연령대 등 다섯 가지를 묻는데 선택지가 개략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은 영업점 핵심성과평가지표(KPI)에 로보어드바이저 항목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성과에 다소 경쟁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