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비공개 면담을 놓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임 실장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기 직전에 최 회장과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31일 정재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임 실장의 아랍에미리트 방문 이유에 대해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함구하고 있다.
임 실장은 12월 초 아랍에미리트에 특사로 파견됐는데 청와대는 처음에는 해외 파견부대 장병을 격려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가 이후 현지 국내기업들 지원이 목적이었다고 하는 등 수 차례 말을 바꿨다.
특히 임 실장이 특사로 출국하기 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는 28일 KBS가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아랍에미리트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자
문재인 대통령을 독대했다"고 보도하자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SK그룹도 역시 “
최태원 회장이 문 대통령과 만난 적이 없고 현재 UAE에서 진행하는 사업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는 29일 “
최태원 회장이 만난 사람은 문 대통령이 아닌
임종석 실장으로 SK그룹 계열사의 경우 10조 원 규모의 정유 시설 건설 계약이 백지화될 위기까지 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후속으로 보도했다.
임 실장의 아랍에미리트 방문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아랍에미리트와 체결했던 각종 사업과 국방협력 등을 놓고
문재인 정부가 조정하려는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졌고 기업들이 피해를 입자 임 실장이 특사로 파견됐다는 것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KBS 보도 직후 “
임종석 비서실장이
최태원 회장을 청와대 외부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나 두 사람의 만남과 임 실장의 UAE 방문은 별개임을 알려 드린다”고 해명했다. 청와대가 최 회장과 임 실장의 만남은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청와대는 티타임 형식으로 30분 정도의 짧은 만남이었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전반을 놓고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중동에서 에너지, 건설, 해운, 유통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아랍에미리트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없다. 그러나 최근 현지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도 12월 말 직접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 가서 현지 국부펀드 ‘MDP’의 최고경영자(CEO)인 알 무바라크, 석유회사 ‘MP’의 최고경영자인 무사베 알 카비 등과 면담하고 새로운 협력모델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SK그룹은 이와 관련해 “10조 원 규모의 정유시설 건설 백지화 위기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