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에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조 의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완벽한 참모조직으로 바꾸는 데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최근 인사개편을 통해 전략기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의장은 1960년생인데 최 회장과 초등학교와 대학교 동기동창으로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왔으며 최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과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을 제외하고 SK그룹 사장급 인사 가운데 나이도 가장 앞선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1961년생이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1963년생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조 의장 직속으로 전략지원팀, 자율·책임경영지원단, HR지원팀을 두고 있다. 조 의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전략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조 의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전략기능을 총괄하고 있는 셈인데 7일 임원인사에서 조 의장 산하 전략지원팀에서 4명의 상무급 임원이 승진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의 다른 부문은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전략지원팀만 4명이 상무로 승진한 일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조대식 의장은 앞으로 SK그룹 차원의 전략을 세우는 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이번 인사에서 위원장들의 보직을 바꾸는 방법으로 변화를 줬는데 조 의장은 그대로 의장과 전략위원회 위원장 맡게 됐다. 이는
최태원 회장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조 의장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직속 조직인 전략지원팀도 강화되면서 앞으로 SK그룹 내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전략지원팀에서 승진한 상무들은 대부분 조 의장이 SK 사장으로 있을 때부터 호흡을 맞췄던 인물들로 알려졌다”며 “조 의장은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계열사 간 업무 조율을 하거나 신사업 발굴 등 그룹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장은 강화된 입지를 바탕으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과 같은 참모조직으로 바꿔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 회장의 경영공백기에 SK그룹 집단지도제체로 다소 느슨한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본격적으로 오너 중심체제 구축을 위한 참모조직으로 변신하고 있다.
최 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전략기능에 힘을 실어준 것도 컨트롤타워로서 그룹 내 위상을 높여 강력한 참모조직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모든 계열사에 걸쳐 공격적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확장을 하고 있어 최 회장의 판단을 도울 참모조직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라며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전략기능을 강화한 것도 최 회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 의장은 최 회장의 참모 역할을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최 회장의 경영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007년까지 삼성에서 일했는데 최 회장이 노력 끝에 재무담당 임원으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5년 SK 사장으로 있을 때 SK와 SKC&C의 합병을 주도하며 최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SK그룹의 지배구조를 완성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를 강화할 의지가 큰 만큼 조 의장의 역할도 늘어날 것”이라며 “조 의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각 부문 위원장과 협력하며 최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