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신탁이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 부회장의 유력후보로 ‘친문재인’ 인사가 떠오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금융당국의 ‘셀프연임’ 비판에 직면한 상황을 감안해 문재인 정부와 관계를 강화하려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이 부회장 신설을 검토하는 가운데 김정민 전 KB부동산신탁 사장이 유력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KB금융은 2010년 임명됐던 김중회 전 KB자산운용 부회장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부회장을 둔 적이 없다. 김 전 부회장도 현직 KB금융 사장에서 KB자산운용 부회장으로 옮겨간 경우였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비은행사업 강화에 자문을 구하는 차원에서 부회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김 전 사장이 영입될 가능성도 있어 자문역을 부회장으로 대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1970년 국민은행에 입사해 노동조합위원장, 역삼동지점장, 검사기획부장 등을 거쳐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2008~2009년 동안 KB부동산신탁 사장을 지냈다.
KB부동산신탁 사장에서 물러난 뒤 국제신탁 대표를 거쳐 연초부터 케이리츠앤파트너스 대표로 일하고 있다. 부동산신탁 관련 업무를 계속 맡으면서 전문성을 쌓은 인사로 꼽힌다.
그러나 윤 회장이 문재인 정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사장을 KB부동산신탁 부회장으로 영입해 최근 불거진 지배구조 논란의 ‘바람막이’를 세우려 한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융지주사 회장의 ‘셀프연임’ 이슈를 잇달아 지적했는데 윤 회장을 사실상 겨냥했다는 말이 나돌았다.
김 전 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2004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 의혹에 엮여김진홍 특별검사의 수사선상에 오르기도 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을 때 경제고문으로 선거캠프에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력 때문에 KB금융지주가 올해 회장 선임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유력한 외부인사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KB부동산신탁이 부회장을 신설하고 김 전 사장을 영입할 경우 낙하산인사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장은 성명서를 통해 “윤 회장이 ‘셀프연임’을 위해 잡은 지푸라기가 ‘친노 올드보이’인가”라며 “윤 회장이 정권 줄대기와 자회사의 지배력 강화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의혹을 버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부회장 신설은 계열사인 KB부동산신탁에서 결정하는 문제”라며 “지주사는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