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새 순환출자 가이드라인에 맞춰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처분해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하지만 단기적으로 삼성물산 주가에 변동이 나타날 수는 있다”고 바라봤다.
공정위가 2015년 발표했던 순환출자 규제 기준을 새로 변경하며 삼성SDI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확보한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삼성SDI가 삼성물산 904만 주 가운데 500만 주를 이미 기존 규정에 따라 처분했는데 나머지 404만 주도 이르면 내년 하반기까지 모두 매각해야 한다.
하지만 공정위의 기준 변경을 소급적용할 수 있는지를 놓고 시각이 엇갈리는 데다 소송전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삼성SDI의 지분 매각이 확정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매각이 확정된다는 전제 아래 지배주주가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일지에 따라 삼성물산 주가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삼성물산 지배력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물산은 3분기 말 기준으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약 39%인데 이 가운데 삼성SDI 지분율은 약 2.1%다.
이 부회장 등이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지배력 강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김 연구원은 과거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했을 때도 약 3개월 동안 삼성물산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지분 매각보다 삼성물산의 실적 부진이 주가 하락에 더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했다.
21일 삼성물산 주가는 전일보다 2.68% 하락한 12만7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이날 국내증시가 전반적으로 크게 약세를 보인 만큼 공정위의 순환출자 기준 변경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