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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섭, 금감원 대규모 인적개편 예고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11-19 14: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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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웅섭, 금감원 대규모 인적개편 예고  
▲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정식으로 취임했다.

진 금감원장은 나이 55세로 역대 최연소 금감원장이다. 금융감독원 수장 가운데 첫 번째 대입 검정고시 출신이다.

진 원장은 취임을 계기로 대대적인 인적 개편을 예고했다.

◆ 역대 최연소, 검정고시 출신 ‘비주류’ 진웅섭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 진웅섭 내정자를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진 원장은 19일 오후 3시에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취임했다.

진 원장은 취임식에서 “연이은 금융사고로 훼손된 금융산업과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금감원의 상시 감시기능을 강화하고 진취적 금융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감독의 틀을 불신에서 상호신뢰의 기조로 전환하겠다”며 “앞으로 조용하고 차분하게 근본적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1959년 태어나 역대 금감원장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대입 검정고시를 치른 사람들 가운데 처음으로 금감원장이 되는 기록도 세웠다. 이런 경력 때문에 그는 옛 재무부 출신 경제관료를 가리키는 ‘모피아’ 세력 안에서 비주류로 꼽혔다.

진 원장은 포항 동지상업고등학교를 다니다 가정형편 문제로 자퇴한 뒤 대입 검정고시를 치렀다. 이후 7급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건국대학교 법학과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대학교 재학중이던 1984년 제2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진 원장은 재무부와 재정경제부를 거쳐 2004년 금융감독위원회 기획과장에 선임됐다. 2009년에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이 된 뒤 대변인과 자본시장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2012년 7월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겨 박근혜 정부의 대선 경제공약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그뒤 금융위로 돌아와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맡았다. 올해 2월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으로 임명돼 KDB산업은행과 통합을 준비했다.

진 원장은 2009년부터 금융위에서 일하면서 금융정책 수립과정에 깊이 참여했으며 금융권 전반에 인맥을 쌓았다. 성품도 신중하고 온화해 금감원 조직 내부의 갈등을 가라앉힐 것이라는 기대도 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진 원장이 금융위와 금감원의 공조를 강화하고 조직안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과 금융위는 최근 금융사고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자주 갈등을 빚어왔다.

금융위는 이달 초 금감원이 행정지도를 할 때 사전협의와 보고, 공청회를 거치도록 조치했다. 금감원은 금융기관 감독업무의 효율성이 저하된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진 원장의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이 정책공조를 진행하는데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진 금감원장이 상급기관인 금융위와 관계가 밀접하기 때문에 금감원의 독립성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이미 금감원의 검사와 제재권한을 상당 부분 회수한 상태다.

김동원 고려대학교 교수는 한국금융연구원 세미나에서 “현행 금융감독체계는 금융위가 정책과 감독기능을 모두 하고 있다”며 “이런 체계 아래에선 금감원이 계속 금융위와 갈등을 일으키고 독립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진웅섭 취임 후 금감원은 어떻게 바뀔까

진 원장은 취임 후 내부조직을 추스르면서 금융시장의 신뢰도를 회복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터진 여러 금융사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그동안 책임론이 불거져왔다. 특히 KB금융사태를 키웠다는 비난도 거세게 받았다.

진 원장은 대규모 인사를 통해 금감원 쇄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수현 전 금감원장이 취임했을 때도 부서장 가운데 70% 이상이 바뀌기도 했다.

현재 금감원 임원진 가운데 상당수가 진 원장보다 나이가 많은 것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최종구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른 시일 안에 향후 거취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최 부원장은 제25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진 원장의 행시 선배다. 정부기관의 수장보다 고시 합격기수가 높은 임원이 물러나는 전례에 따라 퇴임할 가능성이 높다.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도 거취가 주목된다. 조 부원장은 지난 15일 열린 장녀의 결혼식에 금융회사 직원들이 대거 하객으로 참가해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금융회사 사람을 초대하지 않았으며 화환과 축의금도 대부분 돌려보냈다고 해명했다.

최 수석부원장과 조 부원장이 모두 물러날 경우 대규모 인사이동이 불가피하다. 금감원은 관례상 새 금감원장이 취임한 뒤 국장급 이상 임원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하고 재신임을 물었다.

금감원 안팎에서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비롯한 금감원 부원장보 4명도 진 원장의 결정에 따라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들은 모두 진 원장보다 나이가 많다.

금감원 관계자는 “진 금감원장이 역대 최연소라는 것 때문에 다들 인사 문제에 관심이 쏠려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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