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낙인 서울대학교 총장이 7일 경기 시흥 서울대 시흥캠퍼스 예정부지에서 열린 조성 선포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자율주행차, 드론, 빅데이터, 인공지능, 스마트시티.
서울대학교가 정부에서 관심을 쏟는 4차산업혁명 핵심분야를 시흥캠퍼스에 담는다. 삼성, 현대차, SK 등 유수의 대기업과 손잡으면서 시흥캠퍼스 본격 추진을 위한 확고한 명분을 확보했다.
7일 서울대는 경기 시흥캠퍼스 예정부지에서 시흥스마트캠퍼스 조성 선포식을 열었다. 시흥캠퍼스 조성에 나선지 10년 만에 본격적 캠퍼스 구축에 나섰다.
그동안 시흥캠퍼스 추진을 둘러싸고 서울대는 적지 않은 진통을 겼었다. 이날도 행사 현장에서 시흥캠퍼스 강행중단 투쟁위원회 학생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흥캠퍼스 추진은 밀실 날치기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성낙인 서울대학교 총장은 기념사에서 “서울대는 사회의 빠른 성장보다 반 보 빨리 나아가 국가 사회의 갈 길을 살펴야 하는 책무가 있다”며 “국가 사회가 서울대에 부과한 책무는 최고의 교육과 연구”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이날 시흥스마트캠퍼스 조성의 첫 사업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과 자율주행차 기반 미래도시 구성을 위한 스마트 모빌리티 조성 협약을 맺었다.
서울대는 2019년까지 시흥캠퍼스에 너비 85m 길이 600m 크기의 자율주행차 시험트랙을 비롯한 자율주행 실증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자율주행 실험을 통합관리하는 모빌리티 종합관제 센터도 만든다.
서울대는 기업과 산학협력을 예고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전기차를 기반으로 자율주행기술을 연구하고 SK텔레콤은 5세대(5G) 무선통신, 초고해상도 맵핑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통신기술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최근 고성능 슈퍼컴퓨터를 도입해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개발에 나서는 등 전장사업에 진출한 삼성전자와 다양한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성 총장은 “이번 협약은 대학을 구심점으로 대한민국 3개 글로벌 기업이 미래 먹거리 창출에 나선 세계적 첫 사례”라고 의미를 평가했다.
미래모빌리티기술센터에서는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사회·제도 변화 등도 연구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과 한양대 공대, 연세대 의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등 다른 대학 연구진이 참여하는 자율주행 스마트 모빌리티 컨소시엄을 꾸렸다.
이밖에도 무인이동체 연구단지, 데이터사이언스 전문대학원 등을 시흥캠퍼스에 설립한다. 드론,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핵심분야의 인재양성과 연구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가 시흥캠퍼스 조성에 착수하면서 가장 먼저 자율주행차를 선택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자율주행차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혁신성장을 위한 새 성장사업분야로 꼽을 정도로 정부에서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시흥캠퍼스에서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시흥캠퍼스의 추진 명분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이날 협약식에는 황성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부원장, 양웅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호수 SK텔레콤 사장 등 각 기업을 대표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급이 모두 참석했다.
또 시흥캠퍼스가 위치한 배곧신도시 조성을 맡은 한라의 박철홍 사장, 시흥캠퍼스에 시험수조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이성근 부사장도 함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