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형 쏘나타 판매에 대해 “자신있다”고 말한 이유가 있다. ‘쏘나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인 만큼 직접 주행테스트를 하면서 품질에도 만족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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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
정몽구 회장은 4일 유럽 출장길에 오르기 전 공항에서 신형 쏘나타(프로젝트명 LF)에 대해 “(판매에) 자신있다”고 잘라 말했다. 같은 날 현대차는 YF쏘나타를 출시한 지 5년 만에 신형 쏘나타를 언론에 공개했다.
현대차는 신차 공개를 위해 30년 쏘나타 역사상 처음으로 기자단 설명회까지 마련했다. 정 회장은 출국 하기 전 “LF 소나타 언론 공개행사를 특별히 신경쓰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신형 쏘나타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낼 만큼 각별한 공을 들였고 신차 품질에도 만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남양연구소에 수시로 내려와 품질 테스트를 직접 챙기고 디자인의 세부사항까지 지적하며 차량의 개선점을 찾았다”고 전했다. 또 “정 회장이 직접LF쏘나타 뒷자리에 직접 탑승한 뒤 만족스런 평가를 내놨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에게 신형 쏘나타는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한 승부수다. 쏘나타는 1985년 처음 출시된 이후 중산층의 상징이자 ‘국민차’로 명성을 떨쳤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판매량이 45만5000여 대에 달했다. 그러나 2011년부터 아반떼에 국내 중형차 판매 순위 1위 자리를 내줬고 지난해에는 중대형 그랜저와 판매량 격차도 1000여 대로 줄어 입지가 많이 좁아져 있다.
현대차는 ‘쏘나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신형 쏘나타의 안전성과 디자인에 최신 기술력을 집약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쏘나타의 안전성은 국내 중형차 가운데 거의 기념비적 수준이다. 비결은 차체 절반 이상에 초고장력 강판(AHSS)를 적용하고 주요 연결부를 이중보강구조로 만들어 견고함을 더한 것이다.
현대차는 기자단 설명회에서 스몰 오버랩 테스트를 실연하는 등 신형 쏘나타의 안전성에 자심감을 보였다. 스몰 오버랩 테스트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가 지난해부터 실시중인 충돌테스트로 가장자리를 출동시켜 운전자의 보호정도를 가늠해보는 지표다.
신형 소나타는 디자인 면에서 신형 제네시스를 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형 제네시스에도 적용된 ‘플루이딕 스컬프처(물 흐르는 듯한 디자인) 2.0’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한편, YF쏘나타에 비해 한결 정제되고 간결해진 모습을 띠고 있다. 내부는 휠베이스 간격을 넓혀 실내 공간 극대화와 운전자 중심 디자인을 구현했다.
다만 신형 쏘나타가 제네시스 축소판이라는 평가에 대해 현대차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쏘나타보다 고급차인 제네시스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형 쏘나타는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국내시장에서 많이 팔릴 것으로 현대차 측은 기대한다.
신형 쏘나타 판매 가격은 2270만~3010만 원으로 3000만 원대 초중반으로 책정될 것이라는 기존의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가솔린 누우 2.0 CVVL 모델이 2270만∼2880만 원, 세타 2.4 GDI는 2400만∼3010만 원(자동변속기 포함) 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가격은 24일 신차 발표회에서 공개된다.
신형 쏘나타가 예상보다 저렴하게 출시된 이유는 수입차와 경쟁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 순위는 폭스바겐 티구안2.0 TDI 블루모션(3830만~4480만 원), 도요타 캠리(3350만~4270만 원), 폭스바겐 골프2.0(3340만~3750만 원), 혼다 어코드2.4(3250만~4190만 원), 폭스바겐 제타2.0(3140만~3540만 원) 순인데, 이들 모두 가격이 3000만 원대다. 신형 쏘나타는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차보다 다소 싼 가격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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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LF 쏘나타 렌더링 이미지 |
신형 쏘나타는 국내 출시에 이어 하반기 중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대차가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시장은 미국 중형차시장이다.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쏘나타 판매량은 20만3648대로 전년에 비해 3만 대 가량 감소했다. 판매량이 하락한 이유는 출시된 지 5년이 지난 YF쏘나타의 노후한 이미지 때문이다. 따라서 신형 쏘나타가 출시되면 현대차는 미국 중형차시장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한다.
그러나 도요타가 미국 중형차시장 1위 모델인 캠리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하반기 중 내놓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형 쏘나타가 열풍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도요타 캠리의 판매량은 40만8484대다. 그 뒤로 혼다 어코드(36만6678대), 닛산 알티마(32만723대)가 뒤를 이으며 3대 일본차가 미국 중형차시장을 장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