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엔진 매각을 추진한다.
차입금 부담이 여전히 높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은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다.
두산중공업은 16일 “보유하고 있는 두산엔진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두산엔진을 매각할 것이라는 말이 나돌 때마다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는데 두산엔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엔진 지분 42.66%가 매각대상이다. 16일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유지분 가치는 1332억 원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그룹이 계열사의 과도한 차입금 부담으로 강한 구조조정을 실시하던 2015년부터 두산엔진 매각시기를 저울질했다. 하지만 전방산업인 조선업계가 수주부진과 대규모 영업손실 등으로 휘청거리자 매각을 보류해왔다.
최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수주를 회복하고 있고 내년에도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두산엔진 매각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STX엔진 매각이 이뤄진 점도 두산중공업이 두산엔진 매각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산업은행은 4월부터 STX엔진 매각을 추진했는데 9월에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STX엔진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의 사업부 일부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15일 이동용 발전기 등을 생산하는 포터블파워사업부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터블파워사업부는 두산밥캣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7.1%에 불과한 비주력사업부다. 매각대금은 3천억 원대로 추정된다.
두산그룹은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나 여전히 무거운 차입금 부담을 안고 있다.
두산그룹의 지주사 격인 두산은 3분기 말 별도기준으로 모두 1조689억 원의 순차입금(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것)을 보유하고 있다. 3분기 말 순차입금 비율은 49.7%로 2분기보다 3.2%포인트 늘었다.
두산중공업은 3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순차입금 10조1812억 원을 안고 있다. 지난해 말보다 순차입금이 1조3345억 원 늘었다. 올해 1~3분기에 이자로만 3천억 원이 넘는 비용을 감당해야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2015년부터 3년 가까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두산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중공업을 비롯한 기계와 건설업황이 밝지 않아 문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