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사물인터넷(IoT)시장 선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부문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정부의 규제 등으로 통신사업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만큼 사물인터넷 경쟁력 확보가 어느때 보다 중요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홈사물인터넷 서비스는 올해 100만 가입가구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10월 기준으로 93만 가입가구를 확보했다. 상반기 가입이 25만 가구나 증가했고 하반기에도 3개월 만에 13만 가구가 증가하며 가속도가 붙었다.
권 부회장이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사물인터넷 등 LG유플러스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홈사물인터넷 가입 100만 가구를 넘길 것”이라고 말했는데 목표달성이 확실하다.
평균 가구원이 2.5명인 점을 고려하면 홈사물인터넷을 통해 확보한 고객이 250만 명 가까이 되는 셈이다.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1070만 명인데 4분의 1까지 다가섰다.
홈사물인터넷은 LG유플러스에게 효자사업이다. 통신업계에서 가장 많은 35곳의 건설사와가정용 사물인터넷사업 협력을 체결했다.
권 부회장은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2017에서 “LG유플러스가 국내 가정용 사물인터넷분야에서 75%의 점유율을 보유한 만큼 사물인터넷은 반드시 1등을 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10월에도 대우건설, 네이버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아파트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앞으로 푸르지오 아파트에 홈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구축하고 인공지능 아파트 구축을 위해 인공지능(AI)기기를 공급하게 된다.
올해 스마트홈사업 확장의 동력이 될 ‘IoT 월패드’ 개발을 마치면 LG유플러스의 시장 선점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월패드(wall-pad)는 말 그대로 벽에 부착하는 터치스크린 형태의 단말기다. 스마트홈사업은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각종기기를 연결해줄 외장형 허브가 필수적인데 LG유플러스가 개발 중인 사물인터넷 월패드는 이를 내부로 넣어 불필요한 기기 설치를 최소화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안으로 ‘IoT 월패드’ 개발을 마치고 실제 적용까지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권 부회장은 공공 사물인터넷시장의 선점도 노린다.
최근 사물인터넷 전용 통신규격인 ‘협대역 사물인터넷(Narrow Band, NB-IoT)’ 전국망을 기반으로 원격검침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2분기 서울과 수도권에서 협대역 사물인터넷 기반의 도시가스 배관망 관리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3사 가운데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으로 예상되는 타격이 가장 큰 만큼 신사업 확보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증권가는 선택약정할인율이 9월15부터 25% 오른 만큼 4분기부터 이통사들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올해 안에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과 생계·의료급여 수급자에게 1만1천 원의 통신비를 감면해 준다는 계획을 세워 뒀다.
정부는 취약계층 통신비 감면으로 연간 최대 5173억 원의 통신비 인하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 지금 방안대로라면 제도시행에 따른 비용증가는 모두 이통사가 부담해야 한다.
LG유플러스는 전체매출의 50% 정도를 무선사업에서 거두고 있어 통신비 인하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경쟁사인 KT가 유선, 미디어콘텐츠, 금융사업분야의 매출이 상당히 커 무선사업 비중이 30% 정도에 그치는 것과 대비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LTE 가입자가 늘고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3분기 무선사업으로 얻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6% 늘어나는 등 무선사업에서 호조를 보였지만 통신비 인하정책의 영향으로 이런 흐름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사물인터넷사업에서 의미 있는 매출을 내려면 5G가 상용화되는 2019년 이후를 기대해야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신사업을 확보하는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인 KT보다 본업에 충실했던 만큼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에 따른 피해 규모가 클 것”이라며 “중장기 성장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LG유플러스는 KT, 화웨이 등과 사물인터넷분야에서 연대전선을 구축하고 있는데 관계사인 LG전자와 협력도 기대된다. LG전자는 최근 사물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까지 투자를 크게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와 협력해 올해 안에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전자기기들을 통제하면서 사물인터넷의 플랫폼 역할을 할 가장 적합한 기기로 평가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