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며 해외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브라질법인의 경우 손실이 지속되는 만큼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사드보복이 해소국면에 들어간 중국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 사장이 삼성화재 미국법인 사업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해외사업을 놓고 어떤 전략을 펼칠지 시선이 몰린다.
안 사장은 2014년 3월 삼성화재 사장으로 취임했을 때부터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삼성화재가 해외시장 공략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해외에서 순이익이 전반적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해외사업에서 순이익 121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안 사장이 취임했을 당시인 2014년 상반기 순이익보다는 39.1% 줄었다.
삼성화재는 2014년 상반기에는 순이익 199억 원가량을 올렸고 2015년 상반기에는 164억 원, 2016년 상반기에는 109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거뒀다.
안 사장은 취임 당시 세웠던 해외사업 전략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최근 해외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그는 취임 당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에서는 현지 중소기업 보험 위주로, 중국에서는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싱가포르에서는 글로벌 수재사업에 집중해서 사업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 미국법인의 경우 오랫동안 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안 사장은 미국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고 최근 현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험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는 삼성그룹 등 한국계기업과 보험계약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화재는 2011년부터 미국 본토에서 미국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재물, 일반배상, 산재보험 등의 계약을 판매했지만 국내와 다른 영업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손실이 누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사장이 중요하게 여겼던 중국사업은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해외 거점 가운데 중국에 가장 많은 영업점을 두고 있는 만큼 중국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전세계 외국계 보험사 가운데 가장 먼저 중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에 중국에서 순이익 54억8300만 원을 올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었다.
안 사장이 중국시장에 세운 전략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자동차보험으로 보험료를 287억6800만 원 거둬들였는데 삼성화재가 올린 전체 중국시장의 수입보험료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중국 사드보복이 해소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중국 가계소득과 자동차 보유대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안 사장은 중국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정부가 산업안전과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차책임보험, 환경오염책임보험 등 정책성보험을 통해 보험가입을 강제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브라질법인 등 실적이 좋지 않은 해외법인의 사업을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화재는 상반기에 브라질법인에서 6백만 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00만 원 적자를 봤다. 브라질법인은 영업을 시작한 지 9년 째 접어듦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좋지 않다.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중남미총괄사업부가 입주해 있는 브라질 상파울루 건물에 사무실을 마련해 삼성그룹 계열사 등 한국기업 중심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지만 수요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