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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3사, '수주텃밭' 해양생산설비도 중국에 넘겨주나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7-11-09 17: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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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가 그동안 '수주텃밭'이었던 해양생산설비시장에서 중국 조선사의 추격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중국 국영조선사가 중국정부의 선박금융 지원에 힘입어 그리스에서 해양생산설비를 수주했는데 조선3사의 해양생산설비시장 독주체제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조선3사, '수주텃밭' 해양생산설비도 중국에 넘겨주나
▲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왼쪽부터),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영국의 해운산업 전문지 로이드리스트는 8일 “중국 국영조선사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가 그리스선사 다이나가스에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LNG-FSRU) 2척을 대상으로 선박금융을 지원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는 1999년 설립돼 중국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조선사다.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가 금융계열사를 통해 다이나가스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LNG-FSRU) 2척을 대상으로 한 선박금융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구체적 계약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는 지난해 6월 다이나가스로부터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 2척 건조를 주문받기로 약속해뒀다. 다이나가스가 주문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 2척은 각각 17만4천㎥로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가 거느리고 있는 후동중화조선에서 건조돼 2019년과 2020년 한 대씩 인도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선박금융은 선박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조선사, 해운사 등이 금융기관에서 빌려오는 돈을 말하는데 계약규모가 크고 조건도 복잡해서 대부분 정부차원에서 관리된다. 중국정부가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를 수주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드리스트는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조선사가 고급선박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사업전략 방향을 틀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국 조선사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시장에서 다져왔던 독점체제에 금이 가려는 조짐”이라고 전했다.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는 그동안 한국의 대형 조선3사가 주도해왔다. 

2017년 들어 전 세계적으로 20척 이상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가 운영되고 있는데 대부분 조선3사가 건조한 것이다. 

중국 조선사는 중국정부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국 조선사를 맹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3사는 8월 진행된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전에서도 중국 조선사에 밀려 쓴잔을 마셨다. 프랑스 선사 CMACGM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문받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에 수주를 빼앗겼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과거 컨테이너선시장 호황기였던 2011년과 2013년, 2015년에 한국 조선사가 대량으로 일감을 쓸어담았던 수주텃밭인데 중국 조선사에 밀리고 만 것이다. 

CMACG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전에서도 중국정부가 발주처에 파격적 규모의 선박금융을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중국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아니어서 중국 조선소에 선박금융을 80%까지만 지원해야 한다는 규제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CMACG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결과를 놓고 봤을 때 중국정부의 전폭적 선박금융지원이 결정적 수주요인이라는 게 확인 된 것”이라며 “한국 조선사의 기술적 우위가 자금지원이라는 요인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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