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7-11-09 14: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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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이 아세안 인프라시장을 놓고 중국 및 일본기업과 치열한 수주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사업전략을 차별화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조대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9일 ‘아세안 창설 50주년의 성과와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아세안 인프라시장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 기업의 수주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1월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물리아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중심으로 신실크로드펀드, 상하이협력기구 등 정부가 주도하는 국제기구를 활용하는 한편 정상외교,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해 중국기업의 아세안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향후 10년 동안 아세안을 포함해 전 세계 65개 국가에 정부 재원 1조 달러를 동원해 인프라 건설계획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기업은 정부의 도움으로 이미 아세안 인프라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기업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반둥 구간 고속철도를 수주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중국정부의 지원을 받아 인도네시아 정부에 지급보증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점이 꼽힌다.
일본도 아시아개발은행(ADB)와 협력해 향후 5년 동안 아세안에서 110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일본은 중국와 수주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질적우위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국도 중국, 일본에 이어 아세안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동포간담회를 열고 “아세안과 교류 및 협력관계를 4대국 수준으로 격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9일 2021년까지 아세안과 교역규모를 중국과 교역규모와 버금가는 2천억 달러를 확대하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기업이 아세안 진출에서 중국, 일본 기업과 비교해 다소 늦었던 만큼 사업전략을 차별화가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연구원은 “아세안은 한국에게 제2의 교역, 투자, 건설수주 시장으로 산업화,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한국기업은 중국, 일본과 차별화하고 비교우위에 있는 새 사업전략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공적개발원조 자금, 한·아세안 협력기금, 한·메콩 협력기금 등과 연계한 인프라 사업 재원조달 △한국기업이 우위에 있는 ‘스마트 인프라’ 전략 마련 △아세안 각국 정책입안에 한국정부, 연구기관, 기업의 적극적 참여 △중국과 일본기업이 주도하는 사업에 파트너로 참여 △현지 정부와 네트워크 확대 및 새 프로젝트 모니터링 강화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5개 나라가 1967년 8월 방콕선언을 발표하면서 국가연합인 아세안을 결성했다. 2017년 창설 50주년을 맞이한 아세안에는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도 더해져 모두 10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아세안은 경제규모가 1967년 225억 달러에서 2016년 2조5485억 원으로 113배, 국내총생산이 이 기간에 122달러에서 4021달러로 33배 늘어나는 등 고속성장세를 보였다.
아세안은 향후 경제성장 가능성도 크다.
아시아개발은행은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아세안의 인프라 수요는 3조14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수요 비중은 39%로 1조229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아세안은 2016년에 각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인 ‘아세안 연계성 마스터플랜 2025(MPAC 2025)’를 채택한 뒤 실행 중이다. 또한 아세안 각국 정부도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포함한 민관협력방식(PPP)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