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7-11-09 1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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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의 자동차 부품회사 만도가 통상임금 소송 2심 재판에서 패소한 데 따른 비용을 반영하는 탓에 4분기에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만도는 통상임금 2심 재판 결과에 따라 4분기 1천억 원 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서울고등법원 민사2부(권기훈 부장판사)는 8일 만도 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법정수당을 다시 산정해달라며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2심 재판에서 1심을 깨고 원고 일부승소를 판결했다.
재판 결과에 따라 만도는 통상임금 미지급액과 이자비용 등 모두 2천억 원을 부담해야할 것으로 추산했다.
만도는 4분기에 통상임금 판결 관련 충담금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6년 4분기에 영업이익 1094억 원을 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만도는 4분기에 영업이익 988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통상임금 판결 탓에 1102억 원의 적자를 낼 것”이라며 “다만 일회성 이슈이며 만도가 2015년 이후로 노사합의를 통해 새로운 임금체계를 적용하고 있어 통상임금 관련 추가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만도는 브레이크, 스티어링, 서스펜션부문에서 글로벌 상위 5개 회사 안에 들 정도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관련 수주경험이 있는 몇 안되는 회사 가운데 하나”라며 “주요 국가들이 2018년 이후 자동긴급제동(AEB) 장착을 의무화하고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만도가 수혜를 볼 수 있다 점을 감안해 투자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만도 주가는 통상임금 소송 2심 판결이 난 8일 전날보다 4.9% 떨어지면서 통상임금 관련 부정적 영향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이 연구원은 파악했다. 만도가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하면서 향후 재판결과에 따라 관련 비용부담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이 연구원은 바라봤다.
반면 글로벌 부품회사들이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만도가 한동안 통상임금 판결 여파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지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만도는 최근 인도, 미국에서 다양한 연구개발 투자를 하고 있다”며 “한편 자동차업계에서 웨이모와 GM 등이 자율주행차 시험을 마무리하면서 향후 2년 동안 부품회사들 사이의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요 글로벌 부품회사인 델피와 오토리브가 올해 안에 소프트웨어 전문회사를 분할하는 계획도 세웠다”며 “이런 변화를 감안하면 만도의 통상임금 판결 여파는 투자자들에게 일정기간 불확실성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유 연구원은 만도 목표주가를 기존 38만 원에서 36만 원을 낮추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