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7-11-02 17: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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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연말 성수기를 노려 TV사업에서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힘쓰고 있다.
북미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춘 가격 할인공세로 프리미엄TV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QLEDTV가 2일 미국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온라인사이트에서 할인된 가격이 팔리고 있다.
2일 미국 베스트바이, 아마존 온라인 사이트에서 삼성전자 QLEDTV가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에서는 55인치 QLEDTV(모델명:QN55Q7)가 1599달러에, 65인치 QLEDTV(모델명:QN65Q7)가 2499달러에 팔리고 있다. 기존 가격보다 55인치 제품은 400달러, 65인치 제품은 500달러 대폭 할인된 것이다.
아마존도 같은 제품을 각각 1590달러, 2490달러로 가격을 낮춰 내놓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가 24일부터 시작하지만 온라인 쇼핑사이트들을 중심으로 할인을 시작하는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며 “24일부터 시간과 수량을 한정해 할인율이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북미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맞춰 TV사업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할인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전체 TV시장에서는 견조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독 프리미엄 제품군인 QLEDTV에서는 LG전자 올레드TV 공세에 밀리는 모양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전 세계 2500달러 이상 TV시장에서 점유율 17%를 보여 LG전자(38%), 소니(33%)에 이어 3위에 그쳤다. 반면 LG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올레드TV 판매량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3분기 HE사업본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연말은 북미 최대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 등 연휴가 몰려있어 TV를 포함한 가전업체들에게 ‘대목’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 기간에 QLEDTV 가격을 대폭 낮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 QLEDTV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갖춘 신규 제품군을 강화해 QLED 대세화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7월에도 북미에서 QLEDTV 가격을 최대 1500달러 낮춘 적이 있다. QLEDTV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가 북미에서 넓은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점도 판매량을 확대할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북미 TV시장에서 브랜드 영향력이 뚜렷한 데다 유통업체들과 협력관계를 통한 마케팅에 힘쓰고 있어 성수기 효과를 누리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미국 최대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와 협력을 강화해 매장 내 삼성전자의 별도 공간인 ‘숍인숍’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삼성전자 가전사업 임원진들이 마이크 모한 베스트바이 사장을 만나 QLEDTV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도 블랙프라이데이 등 전통적인 계절 성수기를 맞아 ‘SUHD’, ‘커브드TV’ 등 대화면 및 프리미엄TV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대폭 늘렸다. 커브드TV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가량, SUHDTV는 약 3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TV사업을 포함한 영상디스플레이사업에서 9조900억 원을 냈다. 직전 분기보다 38% 대폭 오른 것이다. 반면 LG전자는 지난해 매출 4조7933억 원으로 3분기보다 15.7%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TV시장에서 수년 째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는 점을 마케팅 전략에 내세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TV판매량을 대폭 늘려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