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김성근의 비정한 리더십, 한화 이글스 구할까

오대석 기자 pscientist@businesspost.co.kr 2014-11-07 20:13:02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김성근의 비정한 리더십, 한화 이글스 구할까  
▲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야신’ 김성근 감독이 꼴찌구단 한화 이글스의 감독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그에게 ‘야구의 신’이라는 별명을 붙여 준 김응용 감독의 후임으로 한화 이글스를 맡았다. 한화 이글스는 명장 김응용 감독도 꼴찌에서 건져내는 데 실패한 구단이다.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은 다를까?

김 감독의 리더십은 그의 좌우명인 ‘일구이무’라는 말로 압축된다. 이는 선수에게 두 번째 공은 없다는 뜻이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정신무장할 것을 강조한다. 또 혹독한 훈련과 집요한 경기를 통해 오직 팀의 승리에만 몰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위해 김 감독은 선수단 운용의 모든 권한을 손에 쥐려고 한다. 조직의 목표인 승리를 위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일사분란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김 감독은 약체구단을 맡아도 최대한의 성과를 내왔다. 김 감독은 팀을 강하게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그런 김 감독의 리더십에도 우려가 적지 않다.

김 감독은 소통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리더십 탓에 구단과 선수, 다른 팀과 불화를 낳았던 경우도 많았다.

프로야구 관계자는 “김 감독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팀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인물”이라며 “하지만 독단적 태도를 보일 때가 많아 구단이나 선수들과 사이가 틀어진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 “비정함은 애정에서 나오는 감정”

김성근 감독은 취임과 함께 팀을 혁신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김 감독은 한화 이글스가 패배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김 감독은 지난달 28일 취임식에서 “새롭게 시작하려면 마음가짐부터 다르게 해야 한다”라며 “내일이면 전부 이발하고 나올 듯하다”고 말했다. 다음날 선수들은 전부 짧게 머리를 깎았다.

그는 또 혹독한 훈련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취임 직후 한화 이글스 선수단의 휴일을 박탈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꼴찌가 어디서 노느냐, 휴식은 없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비정함이 지금 사회에서 부족한 부분인데 비정함 자체가 애정에서 나오는 감정”이라며 “훈련 과정에서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많이 쓰러질 것이지만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는 이미 일본 오키나와에서 ‘지옥훈련’에 들어갔다.

김 감독은 선수단을 운용하는 데 모든 권한을 장악하려고 한다. 승리를 위해서 한치의 빈틈도 없어야 하고 조직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감독은 구단과 계약할 때 이런 내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감독생활을 하다보면 승부에 전념하다보니 옆에 있는 사람들이 종종 오해할 때가 많은데 그때 뭐라고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며 “난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을 뿐이지 프런트는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취임 한 뒤 제일 먼저 한 일은 코치진 물갈이였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7일 새로운 코치 3명을 기용하고 기존 코치진 9명과 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에 새로 부임한 코치는 모두 김 감독과 손발을 맞춰온 인물들이다.

재계약에 실패한 9명 가운데 송진우 투수코치 등 한화의 레전드 선수 출신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한화 구단의 한 관계자는 “연고 등 승부와 관련 없는 요소는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성근의 비정한 리더십, 한화 이글스 구할까  
▲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지난해 열린 삼성그룹 열정락서에서 강연하고 있다.

◆ “결과 없는 리더는 쓸모가 없다”


김 감독의 혁신에 대해서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들이 나온다. 한화 이글스 구단도 김 감독의 개혁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한화 이글스 팬들 사이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는다. 한화 이글스 팬들은 취임 전 김 감독을 영입할 것을 인터넷 사이트에서 청원하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취임 후 108배를 올리는 퍼포먼스를 한 팬도 있다.

김 감독이 이런 환영을 받는 이유는 그가 항상 성과로 증명하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혁신적 팀 개조를 통해 약팀을 끌어올리는 데 탁월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감독은 1996년 만년꼴찌 쌍방울 레이더스를 맡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했다. 2002년 약체로 평가받던 LG트윈스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김 감독이 2007년부터 맡았던 SK와이번즈는 5년 동안 한국시리즈에서 3회 우승과 1회 준우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7일 청와대 리더십 강연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 조직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며 “결과 없는 리더는 아무 쓸모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 김성근의 리더십은 한화 이글스를 개조할까

하지만 김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김 감독의 리더십은 성과에 더욱 민감하다. 모든 평가를 결과에 걸고 있기 때문에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바로 리더십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한화 이글스를 재건하는 일은 김 감독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김인식과 김응용 등 뛰어난 감독들도 최하위라는 굴욕을 맛봐야만 했다.

한화 이글스의 한 관계자는 “김성근 감독은 사실상 구단과 팬들이 의지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김 김독이 한화 이글스 재건에 실패한다면 김응용 감독과 같이 그동안 쌓아온 명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팀 색깔이 뚜렷하고 고유의 팬 문화가 강한 한화 이글스를 개조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한화 이글스는 지금까지 장타와 한꺼번에 몰아치는 선이 굵은 야구로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반면 김 감독은 철저한 팀플레이 위주의 현미경 야구를 추구하는 지도자다. 김 감독은 승리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집요함과 치밀한 계획에 따라 경기를 이끌어 나간다.

김 감독은 “다이너마이트는 불발될 때가 잦다”며 “수비로 얼마나 지키고 도망가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근의 비정한 리더십, 한화 이글스 구할까  
▲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지난 9월 열린 제8회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에서 21세기 장인리더십을 주제로 기조강연하고 있다.

◆ “세상 모든 손가락질을 이겨내겠다”


김 감독은 철저하게 현장과 감독 중심의 야구를 추구한다. 감독이라는 리더가 모든 책임을 지는 대신 전권을 위임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김 감독이 보기에 선수는 감독의 지시대로 철저히 따라야 한다. 프런트는 뒤에서 지원만 해주면 된다.

김 감독은 이런 리더십으로 팀을 일사분란하게 이끌어 높은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동시에 구단과 갈등을 빚어 감독에서 물러나는 일도 잦았다. 2011년 SK 와이번즈에서 시즌 중 해임되기도 했다.

프로야구계의 한 전문가는 “김 감독을 원했던 구단들 중 성적이 좋지 않았던 팀들이 많았다”라며 “그러나 팀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구단과 불화로 해고당하는 경우도 잦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독선적 군대식 훈련으로 선수를 혹사시킨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낙오자 문제 등 선수와 사이가 틀어진 적도 있었다.

김 감독은 취임식에서 “팀 승리가 중요하고 개개인에 매달리는 야구는 없다”면서 “따라오려면 따라오고 아니면 같이 갈 수 없다”고 경고했다.

또 오로지 이기는 야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경기운영으로 자주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청와대 리더십 강연에서 “세상 모든 손가락질을 이겨야지 리더가 될 수 있다”며 “위에 선 사람이 이 일을 통해서 세상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거듭 “뚝심있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

최신기사

권한대행 한덕수 국회의장 우원식 예방, "정부 국회와 합심해 위기 극복"
헌재 탄핵심판 심리 절차 준비, 16일 윤석열에게 답변서 제출 요청
한동훈 16일 오전 기자회견 열기로, '대표 사퇴 의사 밝힐 듯'
권성동 이재명의 '국정안정협의체' 제안 거부, "국힘 여전히 여당" "당정협의로 운영"
고려아연 금감원에 진정서, "MBK파트너스 비밀유지계약 위반 조사 필요"
한국은행 "'계엄사태' 이후 실물경제 위축 조짐, 장기화 되면 모든 수단 동원"
SK하이닉스 HBM 생산능력 확대, 청주공장에 D램 인력 추가 배치
탄핵 격랑에도 '대왕고래' 시추 시작, 석유공사 첫 결과 내년 상반기 나올 듯
권한대행 한덕수 대통령비서실장 정진석 만나, "모든 정부 조직은 권한대행 지원 체제로"
서울 '악성 미분양' 3년 만에 최대, 청약 경쟁률은 3년 만에 최고치로 '양극화'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