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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영창 전 대우증권 준법감시본부 본부장, 홍성국 리서치센터장, 황준호 상품마케팅총괄 부사장 |
KDB대우증권 사장 선임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우증권 이사회가 지난달 30일 사장 내정자를 선임하려다 돌연 이를 연기한 뒤 사장 선임이 난항을 겪고 있다.
대우증권 노조는 사장 선임이 계속 연기되는 것은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경영간섭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사장 선임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장 선임이 갑자기 연기되면서 사장으로 유력하게 꼽혔던 이영창 전 부사장의 후보 사퇴설이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부사장은 이를 부인했다.
이사회는 차기 사장 선임을 놓고 어떻게 할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사장공백 사태는 장기화될 공산도 높아지고 있다.
7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차기 사장후보 선임을 위한 이사회나 사장추천위원회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대우증권 이사회는 애초 11월14일 예정됐던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12월12일로 미뤄놓기만 했다.
대우증권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차기사장 내정자를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이사회 전날 돌연 이를 안건에서 제외했다.
KDB산업은행과 대우증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영창 전 부사장의 선임이 유력했으나 상호 비방전이 격렬하게 벌어졌고 이 전 부사장이 과거 근무할 때 문제를 다룬 투서가 들어와 이사회가 사장 선임을 연기했다. 대우증권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후보들에 대해 추가로 검증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우증권 사장 후보에 이영창 전 부사장, 홍성국 부사장, 황준호 부사장 등 대우증권 내부인사들이 올라있다.
KDB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투서 내용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사장 내정자를 결정할 경우 앞으로 대우증권을 경영하고 조직을 운영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사회가 사장 후보 결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노조는 사장 후보 결정이 연기된 것을 놓고 KDB산업은행의 간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며 여의도 본사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투쟁에 들어갔다. 노조는 새로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에 노조가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기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이영창 전 부사장의 사장 후보 사퇴설도 불거졌다. 이사회가 사장 내정자 인선을 연기하고 사장 후보에 대한 검증작업을 하기로 하자 이 후보가 설령 검증을 거쳐 사장이 되더라도 대우증권 미래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후보사퇴 결심을 굳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 부사장은 후보 사퇴설에 대해 “전혀 근거없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그는 또 “나와 관련해 일부에서 제기되는 내용도 노조에서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차기 사장 선임이 오리무중의 상태에 빠져들자 향후 수순을 놓고도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사장 공백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세 후보에 대한 검증작업을 빨리 마치고 사장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대우증권 사장은 지난 7월 김기범 전 사장이 중도사퇴하면서 공백사태가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누가 돼도 상처를 입게 된 상황이 된 만큼 그동안의 사장 선임 절차를 백지화하고 공모를 하는 방식으로 새로 차기사장을 뽑아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된다. KB금융지주 회장을 선임하는 과정을 참고해 내부인사와 외부인사 모두에게 문호를 열어놓고 차기 사장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후보선정 처럼 재직자만 대상으로 하면 유능한 경영자들의 진입이 불가능해질 뿐 아니라 내부 파벌싸움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서 이왕 사장 선임이 늦어진 만큼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 구동현 사장직무대행체제를 유지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차기 사장을 인선하는 방안이 차라리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