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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이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개편한다.
직무적성검사(SSAT) 전 단계로 직무 적합성 평가를 실시하고 면접에서도 창의성 면접을 추가했다.
삼성그룹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 삼성직무검사(SSAT)의 과열에 따른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편안은 소통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스마트 리더십이 신입사원 채용에 반영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번 개편안은 내년 하반기부터 삼성그룹 신입사원 채용에 적용된다.
◆ 삼성채용 직무역량과 창의성 평가에 중점 두고 개편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5일 채용제도 개편 브리핑에서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SSAT 위주의 획일적 채용 방식을 직군별로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3급 대졸공채 제도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삼성직무검사(SSAT)위주의 획일적 방식에서 직군별로 차별화된 방식을 적용해 각 직무별로 직무역량을 갖춘 인재를 뽑겠다는 것이다.
또 창의성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독창성과 논리성을 평가해 삼성이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상에 걸맞는 지원자들을 가려내려고 한다.
삼성그룹은 삼성직무검사(SSAT) 전 단계에 직무적합성 평가를 실시한다. 직군별로 직무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직무에 대한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이때 출신대학 등 직무와 무관한 스펙은 일체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이 팀장은 "직무적합성 평가는 직군별로 필요한 직무역량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라며 ”출신대학이나 어학연수 경력 등 직무와 무관한 스펙은 일절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상 서류전형을 부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실무면접과 임원면접 2단계로 이루어졌던 면접은 실무면접과 임원면접 사이에 창의성 면접이 추가되면서 3단계로 개편됐다. 창의성 면접은 지원자와 면접위원의 토론 방식을 통해 지원자의 독창적 아이디어와 논리력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됐다.
삼성직무검사(SSAT)에도 변화가 생긴다. 연구개발 및 기술 부문 지원자들은 전공을 충실하게 이수했다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SSAT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소프트웨어 직군 지원자들은 SSAT가 아닌 소프트웨어역량 테스트를 거치도록 해 프로그래밍 개발능력 우수자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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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직무적성검사가 치러진 고사장 모습 |
◆ 운용 어려움, 사교육시장 양성 등 부작용 해소
삼성그룹의 SSAT를 통한 열린 채용은 능력있는 사람들에게 고루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로 실시되었다. 대학 졸업학점이 3.0 넘고 일정 수준의 영어점수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SSAT 응시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응시자가 매년 20만 명에 이르면서 삼성에서도 운용상에 어려움이 발생했고 거대한 사교육시장을 만들어 내는 등의 부작용이 생겼다.
삼성그룹은 지난 1월 총학장 추천제와 서류전형의 부활을 뼈대로 하는 개편안을 내놓았다가 대학의 서열을 매기려 한다는 비판에 개편안을 백지화했다.
그뒤 객관식 시험 문항으로 지원자의 직무역량과 창의성을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면접강화와 서류전형의 부활 등을 놓고 고민을 거듭해 왔다.
마침내 직무적합성검사와 창의성 면접 도입 및 직무별 차별화된 전형방식을 내용으로 하는 개편안을 내놓게 됐다.
◆ 이재용의 스마트 리더십이 반영된 것일까
삼성그룹의 이번 채용 개편안은 이재용 체제의 삼성이 요구한 인재상을 담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카리스마 리더십 아래 빠른 의사결정과 조직화된 움직임으로 반도체와 휴대폰사업에서 급성장했고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군대문화 같은 수직적 문화는 유연함이 부족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사실상 삼성그룹을 대표하면서 소통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기업문화를 바꾸려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사물인테넷 바이오사업 등 소프트웨어 파워가 중요시되는 사업들에 주목하면서 창의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채용 개편안에 창의력 갖춘 인재를 찾기 위한 이 부회장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창의성 있는 인재를 가려내기 위해 SSAT에 창의력 문항들을 확대해 출제했지만 객관식 문항들로 창의성을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