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7-10-23 15: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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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와 LG화학이 전기차배터리 원재료인 코발트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발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 하면서 배터리 원가부담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에 필수적인 코발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블룸버그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9월 코발트를 5년 동안 고정가격에 공급받기 위해 생산업체들을 상대로 입찰을 시도했지만 단 한 곳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폴크스바겐이 최근 1년 사이 급등한 코발트 시장가격을 맞추지 못한 탓으로 분석했다.
테슬라, BMW 등도 안정적으로 코발트를 확보하기 위해 구매 방안을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코발트 주요 생산지역인 콩고민주공화국의 생산 상황이 불안정해진 반면 전 세계적으로 코발트 수요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와 LG화학의 배터리사업도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 가운데 약 60%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채굴되며 대부분의 채굴권은 중국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내전이 지속되는 데다 전력보급률이 7%가량으로 낮고 아동노동 문제도 떠안고 있어 안정적인 생산이 어렵다.
또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기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서 코발트를 사용하는 삼원계배터리 사용량을 늘리는 점도 부담이다. 중국 주요 배터리업체인 CATL은 삼원계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리센도 이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공장을 2020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를 확보하기 위한 대응이 중국업체들과 비교해 사실상 전무하다”며 “원가부담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원재료를 조달하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발트는 배터리 원가에서 22%정도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핵심적 원재료로 꼽힌다. 양극재를 이루는 코발트와 니켈 등의 가격이 높아지면 고스란히 배터리 제조의 원가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용 배터리사업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제조원가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가 전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가량으로 높아 완성차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배터리의 납품가격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코발트의 비중을 낮추는 연구개발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보다 니켈 비중을 60%에서 80%로 높이고 코발트 비중을 20%에서 10%로 낮춘 NCM811(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각각 8:1:1) 배터리 개발에 나선 것이다. LG화학은 내년부터 NCM811를 양산할 계획을 세워뒀고 삼성SDI도 NCM811 개발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은 9월 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2017’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NCM811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