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권에서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명되는 데 대해 발끈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직무수행에 방해가 되니 더 이상 대선후보 등과 관련해 이름을 올리지 말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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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UN 사무총장 |
그러나 확실한 대선주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여야 비주류 세력을 중심으로 반 총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그칠지 미지수다.
반기문 총장은 4일 유엔 사무총장실에서 발표한 언론대응자료를 통해 최근 언론에 보도된 정치권에 대한 관심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내용은 반 총장의 공식입장을 사무총장실에서 정리해 내보낸 것으로 보인다.
사무총장실은 “최근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서 반 총장의 국내 정치 관련 관심을 시사하는 보도를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 총장이 공식입장을 정리해 발표한 것은 최근 정치권에서 반 총장을 대선후보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일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이 다른 후보들을 큰 폭으로 따돌리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자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 총장을 대선후보로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3일 출판기념회에서 “반 총장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와서 반 총장이 새정치연합 쪽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타진했다”고 반기문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새누리당 친박계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지난달 29일 반 총장을 대선후보로 추대하는 대목을 놓고 논의를 벌였다.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당내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는 인사가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대안으로 반 총장을 생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 총장 측은 언론대응자료에서 “반 총장은 테러와 에볼라 등 국제 이슈 해결을 위해 노력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정치 보도가 계속되면 유엔 회원국과 사무국 직원들로부터 불필요한 의문이 제기돼 사무총장으로서 직무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무총장실은 “반 총장은 국제사회 전체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반 총장의 의사와 관계없이 국내정치에 연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며 “앞으로 여론조사를 포함한 국내정치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무총장실은 “반 총장은 앞으로도 일신우일신하는 자세로 사무총장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이 공식적으로 정치 관련 보도 자제를 요청했지만 유엔 사무총장 직무에 충실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임기 이후 행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장 정치참여 의사를 밝히기 어려운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현상황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