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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사업에 '먹구름', 미국 투자 재검토할 수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10-18 13: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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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가전사업에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수입산 세탁기의 관세부과와 수입제한 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세탁기 세이프가드(수입제한) 조치를 내릴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공장 투자계획을 완전히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사업에 '먹구름', 미국 투자 재검토할 수도
▲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왼쪽)와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

18일 외신을 종합하면 월풀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입을 모아 주장하는 수입산 세탁기 세이프가드 통과 여부를 놓고 트럼프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실질적인 무역제재를 내릴 수 있는지 여부가 트럼프 정부의 정책기조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타임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의 수입제한조치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며 “월풀이 미국 제조업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가 꾸준히 공약으로 앞세운 내수경기와 제조업 활성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면 월풀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자연히 뒤따를 수밖에 없다.

시애틀타임즈는 세탁기 세이프가드가 통과될 경우 비슷한 조치가 철강과 자동차 등 분야까지 확산되는 촉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 정부가 세이프가드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현지에 세탁기 생산공장을 건설중이라는 점을 앞세우며 관련부품 등의 수입제한조치는 막아달라는 내용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월풀은 국제무역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세탁기부품을 수입제한품목에서 제외해도 미국 경기 활성화에 거의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논리로 맞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월풀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압박을 점점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무역위원회는 19일 공청회를 열고 삼성전자와 LG전자, 한국정부와 월풀 등의 의견을 받은 뒤 트럼프 정부에 세이프가드 승인신청을 보낸다. 공이 완전히 트럼프 측에 넘어가는 것이다.

외국언론들도 월풀이 주장하는 세이프가드 도입에는 대체로 부정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이그재미너는 “미국에 최근 공장건설계획을 내놓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공격할 경우 투자계획이 완전히 엎어질 수도 있다”며 “내수경기에 오히려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애틀타임즈도 미국이 무역관계에서 우위를 강화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세탁기에 직접적으로 수입제한조치가 내려지면 가격인상 등 영향으로 부담이 미국 소비자들에 전가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계획중인 생산투자는 약 4300억 원, LG전자는 2800억 원 정도다. 현실적으로 세탁기 완제품뿐 아니라 부품공장까지 마련하기는 불가능한 규모로 추정된다.

월풀의 뜻대로 부품을 포함한 세이프가드가 통과될 경우 현지공장을 통해 관세나 수입물량제한을 피하기는 어려워진다. 반대로 부품공장까지 미국에 설립하려면 대규모 투자확대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사업에 '먹구름', 미국 투자 재검토할 수도
▲ LG전자가 건설중인 미국 세탁기 생산공장 조감도.

LG전자 미국법인 관계자는 USA투데이를 통해 월풀의 공세를 충분히 예상한 만큼 현재로서는 미국공장 건설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세이프가드가 실제로 통과될 경우 미국공장의 필요성 자체를 재검토할 수도 있다며 이에 따라 공장의 가동률이 줄어 고용인력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LG전자가 미국공장 투자를 대폭 축소하거나 완전히 원점으로 되돌릴지, 또는 부품생산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투자를 대폭 확대할지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선 셈이다.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입장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전사업의 실적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손해를 감수하며 무리하게 투자를 감행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애틀타임즈는 “트럼프 정부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라며 “하지만 이들이 현지 고용인력을 줄이거나 투자를 취소할 가능성이 걸림돌로 남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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