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가 공식 출범한다. 자산규모 5조2700억 원, 자본금 4조6천억 원 규모의 거대 지주사다.
롯데지주는 자체사업을 하지 않아 계열사로부터 받는 상표권 사용료가 주요 수익원이다. 롯데그룹은 국내에만 9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배당수익 역시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4개사의 배당성향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11일 롯데그룹 계열사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롯데 상표권 수익으로 연간 1천억 원가량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지주는 롯데쇼핑으로부터 780억 원, 롯데케미칼로부터 456억 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다. 거래 시작일은 12일이고 종료일은 2020년 12월31일로 월 단위로 지급한다.
지급기준이 매출인 만큼 매출규모가 가장 큰 롯데쇼핑이 가장 많은 상표권 사용료를 낸다.
LG와 SK 등 다른 그룹의 지주사가 계열사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2~0.3%를 상표권 사용료로 받는 반면 롯데그룹은 이보다는 낮은 0.15%를 받기로 했다. 매출 변화 등 경영환경에 따라 상표권 사용료가 달라질 수 있으며 공시한 금액은 추정치다.
이밖에 호텔롯데 256억 원, 롯데건설 230억 원, 롯데로지스틱스 198억 원 등 롯데그룹 계열사가 2020년 12월31일까지 내는 금액을 모두 더하면 3천억 원을 넘는다. 금액이 작아 밝히지 않은 계열사의 상표권 사용료를 더하면 전체 금액은 더욱 많아진다.
상표권 사용료는 지주사의 꾸준한 수익원이다. 지난해 주요그룹 지주사 가운데 가장 많은 상표권 사용료를 받은 곳은 LG다. LG는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2478억 원을 받았다. 그 뒤를 이어 SK가 2037억 원을 벌었으며 CJ는 834억 원을 받았다.
롯데지주가 연간 1천억 원 안팎을 받으면 LG와 SK에 이어 국내 주요그룹 지주사 가운데 상표권 수익 3위에 자리하게 된다.
앞으로 배당수익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 출범 전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의 배당성향을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10~20% 수준인 4개사의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고 중간배당도 실시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배당성향을 높이면 롯데지주가 수혜를 누릴 수 있다.
롯데지주는 앞으로 상장사 20% 이상, 비상장사 40% 이상이라는 자회사 지분율 규정을 맞춰야 한다. 현재 지분 조정이 필요한 상장사는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비상장사는 롯데인천개발 등이 있다.
롯데지주는 1일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의 투자부문이 인적분할된 뒤 롯데제과 투자부문이 다른 회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해 설립됐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된다.
롯데그룹은 12일 지주사 출범식과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범의의, 재무구조 등을 설명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