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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젠트리피케이션, 혁신적 공간 개척자를 꺾는다

박소정 성현모 기자 sjpark@businesspost.co.kr 2017-10-06 16: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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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년 자리 지킨 공씨책방, 기억 속으로 사라지나

공씨책방은 1972년 경희대 앞에 처음 문을 연 1세대 헌책방이다. 1995년부터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자리를 잡은 뒤 매년 10월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새 건물주가 계약을 갱신하면서 장화민 공씨책방 대표에게 월 임대료를 기존의 2배 수준인 250만 원으로 올리거나 퇴거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올해 9월21일 장 대표에게 건물 1층을 건물주에게 인도할 것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대표하는 사례 가운데 하나로 주목을 받게 됐다.

◆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노후한 건물의 소유주가 바뀌면서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들어서고, 이 과정에서 기존 세입자가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상업지역이 활성화하면서 임대료가 급상승해 기존 소상공인이 밀려나고 대형 프랜차이즈가 이 지역을 잠식하는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의 의미가 강하다.

이 현상으로 임대료가 오르면서 상권이 형성되던 초기에 터전을 일궈 오던 소상공인들이 그 부담을 견디지 못해 지역을 떠나는데, 이는 결국 혁신적 공간 개척자들의 도전 의지를 꺾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천정부지로 오른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사업자는 대형 프랜차이즈뿐이다. 이 때문에 지역은 결국 특유의 문화적 다양성과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공씨책방에게만 일어난 문제가 아니다. 익선동과 연남동, 홍대 등의 소상공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특히 트위터를 비롯해 SNS에서 이슈가 된 익선동 한옥마을에서는 무분별한 개발로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 젠트리피케이션에 맞서는 노력

최근 더욱 불거진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대항해 김보민씨와 정현석씨, 지하나씨, 최창근씨 등 공씨책방 단골들은 출판사 ‘유음’을 세우고 이와 관련해 책을 출판하기로 했다.

그리고 프로젝트의 첫 번째로 나온 것이 바로 <젠트리피케이션 매뉴얼>이다.

이 매뉴얼은 상인들이 임대차 계약서 파일에 끼워둘 수 있도록 팸플릿 형태로 돼있다. 예방편에는 임대차 계약·연장 시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대응편에는 구체적인 상황의 대응 방안이 담겼다.

개인뿐 아니라 정부도 젠트리피케이션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진행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가임대차보호법 강화 △공공임대상가 의무화 △상생협약 제도 신설 등 ‘3중 안전장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감정원과 함께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지표를 개발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소정 성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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