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드릴십 1척을 애초 일정보다 1년 반 앞당겨 인도했다.
삼성중공업은 영국 시추업체 엔스코(Ensco)로부터 수주한 드릴십인 ‘ENSCO DS-10’을 애초 일정보다 1년 반가량 이른 9월29일 선주사에 배를 넘기고 잔금 7500만 달러(약 860억 원)를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엔스코로부터 2013년 6월 약 5억2천만 달러에 고성능 드릴십 1척을 수주해 2015년 8월 인도하기로 했으나 시황 악화로 선주 측이 2차례 연기를 요청하면서 인도가 2019년 3월로 미뤄졌다.
하지만 엔스코가 7월 드릴십 용선계약을 따내면서 선박의 조기인도를 요청했고 삼성중공업은 이에 따라 일정보다 빨리 선박을 인도했다.
삼성중공업은 9월20일 명명식을 열고 엔스코에 넘긴 드릴십에 ‘ENSCO DS-10’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ENSCO DS-10은 길이 220m, 폭 38m, 높이 18m 규모의 고성능 드릴십으로 최대 수심 1만2천 피트(3.6㎞) 해상에서 해수면으로부터 최대 4만피트(12㎞)까지 시추할 수 있다.
선형을 최적화하고 트러스터(드릴십 선체 하부에 장착되는 추진기)의 운용효율을 개선해 이동시 연료 소모량을 기존모델보다 50% 절감했다. 다단계 수질오염 정제시스템, 질소산화물(NOx) 배출저감장치 등을 달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조선업계는 최신형·고사양 드릴십을 중심으로 시장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6개월 이상 신규 용선계약을 체결한 심해용 드릴십은 2척에 불과했지만 7월 이후 7척으로 늘어났다.
엔스코는 기존 선대 가운데 아직 미용선 상태인 드릴십이 3척 있지만 이번에 인도한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을 용선계약에 우선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용선주가 시추성능과 운항효율이 우수한 최신형 드릴십을 선호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드릴십 조기인도 사례와 같이 시황이 회복하면 최신형·고사양 드릴십부터 시추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