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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커넥티드카사업에서 '다른 길'을 선택한 까닭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17-09-29 18: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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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커넥티드카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자율주행차’보다는 ‘커넥티드카 플랫폼’에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가 자율주행기술에서 글로벌기업들을 따라잡기에는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T, 커넥티드카사업에서 '다른 길'을 선택한 까닭
▲ 황창규 KT 회장.

29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커넥티드카사업의 방향을 ‘커넥티드카 플랫폼’으로 잡으면서 자율주행차 경쟁에서는 한 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커넥티드카란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양방향 인터넷 및 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한 차량을 말한다. 차량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주행하는 자율주행차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커넥티드카가 더 넓은 개념으로 쓰인다.

KT는 커넥티드카에서도 운전자가 자동차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준근 KT GiGAIoT사업단장은 28일 커넥티드카사업 전략을 발표하며 “우리는 통신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고객사 차량과 플랫폼 연결이 쉽고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해본 경험이 많다”며 “하드웨어에 특화된 제조사들과 달리 플랫폼, 콘텐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자율주행차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냉정하게 완성차업체가 아닌 곳이 자율주행을 연구개발(R&D)해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KT는 자율주행기술보다는 관제센터나 인프라 구축에 미래사업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도 말했다.

KT도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KT의 자율주행차 연구는 현재 경쟁사인 SK텔레콤에게도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SK텔레콤은 7월 국내 통신사 가운데 최초로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뒤 21일 실제도로 시험주행에 성공한 반면 KT는 최근 자율주행 임시운행을 허가받았다.

지도데이터 수집에서도 SK텔레콤에 미치지 못한다. 이용자들의 운전기록 데이터, 지리 정보, 실시간 운행정보, 교통 정보 등은 자율주행 연구개발의 핵심 요소다.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60%에 가까운 내비게이션 ‘T맵’을 통해 방대한 자료를 모아온 반면 KT와 LG유플러스가 합작한 ‘원내비’는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커넥티드카 플랫폼 개발에서는 KT가 경쟁력을 갖추기 수월할 수 있다.
 
KT, 커넥티드카사업에서 '다른 길'을 선택한 까닭
▲ 김준근 KT GIGA IOT 사업단장.

삼성전자나 LG전자, SK텔레콤 등도 커넥티드카사업을 하고 있지만 연구개발 방향이 대부분 하드웨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텔레콤의 커넥티드카 플랫폼 개발은 내비게이션 T맵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

KT는 1천억 원을 투입한 커넥티드카 플랫폼 ‘기가드라이브’를 개발해 글로벌 자동차회사들과 파트너를 맺고 있다. KT는 최근 2년 동안 현대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13개 자동차 브랜드와 커넥티드 플랫폼 제공계약을 맺었다.

자동차업계의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완성차회사나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최경림 KT 커넥티드카 사업담당 상무는 “KT는 정말 운 좋게도 13개의 브랜드와 함께 일하면서 그 어떤 통신사보다 품질 기준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T가 커넥티드카 플랫폼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현실적인 사업적 판단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너도 나도 자유주행차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자율주행차가 언제 상용화될지 모르고 글로벌 업들과 경쟁에서 이기는 것도 쉽지 않다”며 “커넥티드카 플랫폼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자율주행차시대를 대비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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