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이 서울시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재식 사장이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을 수주한다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사업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존재감이 되살아날 수 있다.
25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서초구청에서 이번주 안에 사업시행인가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9월 중순에 교육환경보호위원회를 열고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과 관련한 교육환경영향평가 심의를 진행해 조건부로 통과시켰다.
교육환경영향평가는 재건축사업이 주변의 교육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따져보는 것으로 사업시행인가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단계다.
조합은 사업시행인가가 나오는 대로 곧바로 현장설명회 개최를 추진해 이른 시일 안에 재건축사업을 담당할 시공사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여태껏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에 밀려 대형건설사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데 실패했다.
대형건설사들은 한강변을 마주하고 있어 서초구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큰 반포1·2·4주구 재건축사업에 관심을 쏟았다. 반포1·2·4주구 재건축사업의 사업규모가 모두 8조~10조 원에 이르는 점도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이 사실상 소외된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반포3주구 역시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과 신반포역이 인근에 위치한 역세권 단지일뿐 아니라 세화고등학교와 세화여자고등학교, 반포중학교 등도 도보거리에 있어 반포1·2·4주구와 사실상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포1·2·4주구 수주전만 끝나면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도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인근 부동산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다른 건설사들의 관심이 소홀한 틈을 타 10대 대형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이 반포1·2·4주구 재건축사업보다 현대산업개발이 생각하는 조건에 더 맞는 사업이라고 생각해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둔 상태”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직접 반포3주구에 거주하는 조합원들을 만나 재건축사업 계획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아파트 조감도. |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현대산업개발을 이끌고 있는 김재식 사장에게도 중요한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기존에 현대산업개발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하다 2014년 12월에 현대산업개발 사장에 취임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김 사장이 수장을 맡은 뒤부터 현대산업개발은 유독 서울 강남권 재건축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산업개발이 9월 초에 수주한 개포1동 재건축사업은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따낸 것이라 현대산업개발만의 경쟁력으로 사업을 수주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8월에는 서초신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에 도전했으나 대림산업에 밀려 시공권을 따내지 못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단독으로 강남에서 확보한 재건축사업은 2014년 삼성동의 상아3차아파트 재건축사업이 마지막이다.
김 사장이 반포3주구 사업을 따낸다면 취임 이후 약 3년 만에 서울 강남권 재건축사업을 처음 단독으로 수주하게 된다.
반포3주구 재건축조합은 현재 149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최고 35층, 17개 동, 2091가구로 아파트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