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7-09-22 17: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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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이 순이익 성장세의 둔화에 대응해 미국과 신흥국가 양쪽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사장은 2016년 1월 취임한 뒤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국민카드의 외형지표를 끌어 올렸지만 순이익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국민카드 개인회원은 상반기 기준 1869만 명으로 윤 사장의 취임 직전인 2015년 말보다 23만 명가량 늘어났다.
신용카드 매출 격인 신용판매수익도 상반기 기준 8769억 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6% 증가했다. 카드결제시장 점유율도 15.87%로 집계돼 2위 자리를 굳혔다.
반면 상반기에 올린 연결기준 순이익은 153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윤 사장이 영업활동을 강화하면서 마케팅비용도 늘어난 점이 순이익 증가폭을 줄인 단기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대규모 방송광고와 웹드라마 등을 선보였고 신규상품도 대거 내놓았다. 이에 따라 광고선전비도 상반기 68억 원을 집행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47% 증가했다.
장기적 요인을 살펴보면 영세가맹점의 결제수수료율 인하와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의 영향도 컸다.
앞으로 수익전망도 밝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영세가맹점의 결제수수료율을 추가로 내릴 계획을 내놓았다. 알짜 수익원인 카드론에서도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드시장은 포화 상태이고 지속적인 규제강화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카드사업 진출 등 예고된 악재도 많다”며 “윤 사장이 올해 들어 해외진출에 부쩍 힘을 싣는 것도 장기적인 수익원을 결국 밖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카드는 2월 라오스에 합작법인을 세워 자동차할부금융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미얀마에도 대표사무소를 세워 소비재 할부금융을 시작으로 신용카드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중국 핑안금융그룹 계열사 이치엔빠오와 제휴해 4분기 안에 두 회사의 포인트를 서로 교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중국 현지 금융사업의 공동발굴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 사장은 미국 진출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카드회사들이 신흥국가시장에 주로 집중하고 있는 점과 다른 모습이다.
국민카드는 4월에 미국 신용카드 전표매입사인 UMS와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했고 8월에는 미국 한인은행 뱅크오브호프와 제휴했다. 한국 교민과 기업지점부터 시작해 현지에서 카드고객을 확보하는 장기적 목표를 세웠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선진금융시장과 신흥국가에 함께 진출하는 ‘투트랙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선진금융시장의 경우 현지 파트너와 제휴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신흥국가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양쪽 모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