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인사들이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문화예술계 인사를 대상으로 작성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송인 김미화씨는 1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블랙리스트에 제 이름이 있다는 뉴스를 듣고 그제야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저는 제가 맡았던 시사 프로그램을 잘 진행했는데도 국장으로부터 제 인격에 대한 공격과 모독을 들었다”며 “김재철 사장이 ‘미화 씨가 다른 프로로 가도 되지 않냐’며 퇴출의 압박을 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1년 4월 MBC 시사 라디오방송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하차했다.
김씨는 “어떻게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 개인이 고소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법적 싸움을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배우 김규리씨도 개인 인스타그램에 개명 전 이름인 ‘김민선’이 포함된 블랙리스트 이미지를 올리며 “내가 그동안 낸 소중한 세금들이 나를 죽이는 데 사용되었다니”라고 해시태그를 달아 분노를 드러냈다.
김씨는 2008년 5월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 미니홈피에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는 것이 낫겠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배우 문성근씨는 트위터를 통해 “김규리(민선)씨에게 각별한 위로를 보냅니다”며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정치계에서도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개인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MB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민주주의 질서를 유린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대한민국은 방송의 독립성과 문화예술의 창의성을 짓밟는 야만국가였다”고 비판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트위터에 최고위원회에서의 발언을 옮겨 “김미화씨를 포함한 많은 방송문화인들이 고소고발을 포함하여 사법적 진실 규명과 처벌을 바라는 용기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