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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호반건설 높은 내부거래 비중 어떻게 줄일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9-04 16: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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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호반건설이 자산 5조 원 이상을 보유한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영광'이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그동안 가족이 지분을 대거 보유한 호반건설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앞으로 내부거래 비중을 줄여야 해 가파른 사세확장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 김상열, 오너일가의 계열사에 일감 몰아줘

4일 재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계열사인 호반건설주택을 키우기 위해 최근 수 년 동안 내부거래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열, 호반건설 높은 내부거래 비중 어떻게 줄일까
▲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호반건설주택은 지난해 개별기준으로 매출 1조2539억 원, 영업이익 1959억 원을 냈다. 2015년보다 매출은 58.7%, 영업이익은 48.5% 늘었다.

호반건설주택이 지난해 낸 매출 가운데 호반건설 계열사로부터 거둔 매출은 모두 5472억 원이다. 내부거래 비중은 2014년만 해도 8.6%에 불과했으나 2015년 39.5%, 2016년 43.6%까지 2년 연속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호반건설이 승계구도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호반건설주택을 키우기 위해 계열사의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호반건설주택은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상무가 지분 85.7%를 보유하고 있고 김 회장의 부인인 우현희씨가 나머지 지분 14.3%를 들고 있는 곳이다. 오너일가가 모든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기업승계가 본격화할 경우 핵심적 자금줄 역할을 할 곳으로 꼽힌다.

호반건설주택은 100% 자회사인 스카이주택과 스카이리빙 등을 통해 일감을 대거 확보했다. 스카이주택과 스카이리빙은 2014년에 주택건설 및 분양공급, 부동산 매매 및 임대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건설시행사다.

호반건설주택은 지난해 스카이주택에서 공사매출 2246억 원, 용역매출 6억 원을 냈다. 공사매출은 호반건설주택이 외부 기업에서 일감을 수주한 뒤 공사를 진행해 거둔 매출로 사실상 자회사가 발주한 공사를 호반건설주택이 대거 몰아받았다고 볼 수 있다.

호반건설주택은 일감 몰아주기에 힘입어 지난해 호반건설그룹의 중심인 호반건설의 연간 매출을 앞지르기도 했다.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인 김민성씨가 지분 90%를 확보한 호반건설산업도 지난해 매출 6152억 원을 내 전년보다 매출이 66.2% 증가했는데 내부거래 비중을 늘려 외형을 키웠다.

◆ 김상열, 일감몰아주기 규제 '골치 아파'

호반건설이 공공택지를 낙찰받는 과정에서 많은 계열사를 만든 탓에 내부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하는 공공택지 입찰에서 당첨확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계열사를 대거 동원했다. 과거 1개의 택지 입찰에 최대 23개의 계열사를 끌어들이기도 했다.
 
김상열, 호반건설 높은 내부거래 비중 어떻게 줄일까
▲ 호반베르디움.

이렇게 확보한 택지를 한 계열사에 몰아줄 경우 주력계열사의 몸집을 단기간에 불릴 수 있다.

계열사를 동원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계열사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건설사들은 사실상의 편법입찰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일감몰아주기가 기업 오너일가의 사적 이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호반건설주택은 지난해 50억 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 김 회장의 장남이 42억8500만 원, 부인인 우현희씨가 7억15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자산 5조 원 이상을 보유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분류되면서 앞으로 과거의 방식으로 성장전략을 추구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대해 오너일가의 이익 가로채기(사익편취)를 규제하고 여러 공시의무를 부여한다.

호반건설이 보유한 대부분의 계열사는 그동안 비상장계열사로 존재해 감시의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의무적으로 분기마다 한 번씩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 경우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한 계열사에 집중적으로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를 더 이상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주력 계열사의 몸집 키우기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그동안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여러 가지가 꼽히지만 그 가운데 수십 개의 계열사를 통한 일감몰아주기가 큰 몫을 했다”며 “앞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호반건설의 상황이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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