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바일게임 ‘소녀전선’의 흥행몰이가 2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
소녀전선이 ‘반짝인기’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자 게임회사들은 중국산 모바일게임의 진출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 소녀전선, 장기흥행 조짐
소녀전선은 1일 구글 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 최고매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6월30일 국내에 출시한 이후 대대적인 마케팅없이 입소문을 타며 보름 만에 매출 3위에 오르더니 출시 두달이 넘어서도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용자는 최근 100만 명을 넘어섰다. 출시 전 사전예약자가 20만 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전예약자의 5배 인원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소녀전선은 중국 게임사 ‘미카팀(법인명 선본네트워크)’이 개발한 미소녀총기게임이다. 미카팀은 중국의 유명 일러스트 작가들이 2007년 모여서 만든 조직으로 2015년 법인화했다.
동물이나 식물, 각종 사물을 미소녀로 의인화하는 것을 ‘모에화’라고 하는데 소녀전선은 총을 모에화한 게임이다. 이용자는 다양한 총기를 미소녀화한 ‘전술인형’ 캐릭터를 키우고 이를 이용해 악당들을 물리쳐야 한다.
소녀전선의 유통배급은 대만회사 롱청이 맡았다. 롱청은 중국 심동네트워크의 자회사로 최근 회사이름을 심동글로벌로 바꾸었다.
개발과 유통 모두 중국회사가 맡았기에 사실상 한글로 서비스되는 중국게임인 셈이다.
소녀전선이 출시 초반 인기몰이를 하자 게임업계에서는 국내에 범람하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싫증을 느낀 이용자들이 일시적으로 몰린 ‘반짝흥행’으로 보는 시선이 우세했다.
소녀전선은 그동안 국내 모바일게임에서 장기흥행에 필수라고 여겨졌던 ‘유저 사이의 결투(PvP)’가 없었고 이용자 사이의 경쟁시스템도 존재하지 않았다. 조작하는 ‘손맛’도 느끼기 어려운 게임이다.
확률형 아이템 등 결제를 유도하는 요소도 최소화해 수익을 내기 힘들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소녀전선은 이런 예상을 모두 깼다.
이를 놓고 아이템 결제를 최소화하도록 한 점이 오히려 개인별 꾸미기 상품에 적극적인 지출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중국산 모바일게임 계속 흥행할까
소녀전선의 흥행을 계기로 중국 모바일게임들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심동글로벌(룽청)은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게임 ‘붕괴3’의 한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 카카오게임즈가 8월1일 출시한 모바일게임 '음양사'. |
붕괴3는 중국 개발사 미호요가 만든 모바일게임으로 3D 애니메이션과 화려한 액션, 뛰어난 조작감으로 호평 받고 있는 게임이다. 현재 중국, 일본, 대만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월 매출이 1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동글로벌은 붕괴3를 한국에 이르면 올해 안에 출시하기 위해 현지화 작업에 들어갔고 사전예약도 시작했다. 심동글로벌은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게임쇼 ‘지스타 2017’ 참가도 희망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도 중국산 게임 수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음양사는 중국게임사 넷이즈가 2년 동안 100여 명의 개발인력을 투입해 만든 대작 게임인데 8월1일 국내에 출시된 이후 구글 매출순위 3~6위권을 유지하는 등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이펀컴퍼니가 만든 모바일게임 ‘권력’ 또한 8월16일 출시 이후 현재 구글 매출 4위를 유지하고 있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모바일게임의 수준이 한국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며 “중국산 게임들의 대거 유입으로 국내 중소형 게임사들의 위기의식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