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제일모직은 장기적으로 지주사로 전환하고 삼성SDS는 이건희 회장의 재산 상속을 위한 현금채널로 활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안타증권은 26일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 삼성 3세들의 지분율이 높은 제일모직과 삼성SDS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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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특히 제일모직은 장기적으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두 회사는 이 부회장 등 삼성 3세들의 지분율이 각각 41%와 19%로 높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25.10%, 삼성SDS 11.25%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상장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제일모직이 당장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제일모직의 경우 삼성생명의 2대주주(19.3%)인 만큼 현 상태에서 지주사로 전환하면 법적으로 금융지주사가 될 수 있어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6.2%)을 강제로 매각해야 한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처리와 중간 금융지주제도 도입, 금융과 비금융 자회사 사이의 지분정리 등이 끝난 뒤에야 제일모직의 지주사 전환이 가능하다.
유안타증권은 이런 어려움 때문에 먼저 삼성전자를 분할해 삼성전자홀딩스를 설립하는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한 뒤 제일모직의 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를 위해 먼저 삼성그룹은 앞으로 제일모직 몸집 불리기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S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3세들의 지분 보유율이 19.1%나 되면서 지분가치가 4조4천억에 이른다. 유안타증권은 삼성 3세들의 삼성SDS에 대한 지분가치는 이건희 회장의 재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마련하고 앞으로 지주회사의 지분율을 높이는 현금창구로 활용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지분 3.38%(3조4천억 원), 삼성생명 지분 20.76%(2조6천억 원) 등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 6조 원 이상을 비롯해 경기도 용인에 570만㎡(4조6천억 원)의 토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