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 3, 4세의 기업가정신 실종을 비판했다. 재벌 안에 가신들이 정보를 왜곡하는 문제도 남아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기업인들이 이제는 세상이 변했고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인식은 분명히 품고 있다”면서도 “그런 변화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어떤 변화 전략을 세워 갈 것인지 정확한 생각이 정립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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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더 큰 문제로 경영권을 승계받는 3세나 4세들이 도전의식과 기업가정신을 상실한 점을 꼽았다. 이들이 온실 속에서 자라나 사업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한국의 성장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 위원장은 또 "그룹 안에 가신들이 정보를 왜곡하는 등의 지배구조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는 과도기에 정부가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변화된 환경에서 기업가들이 적극적인 도전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제질서를 만들어가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기업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지만 정부가 법과 제도도 만들고 정책을 통해서 과도기를 짧게 유도할 것”이라며 “기업들도 이런 정부의 구상과 의지를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벌개혁은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재벌 개혁과 관련해 재벌기업들이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으로 거듭나는 방향으로 대책을 만들 것”이라며 “일관되고 예측가능하게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감시를 위해 공정위가 최근 신설한 기업집단국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열심히 해서 재벌의 지배구조와 사업모델이 공정해지면 그런 큰 조직을 계속 유지할 이유가 없다”며 “2년 정도 한시적으로 운영을 해보고 유지할지 폐지할지 추후에 다시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