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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자 드론, 커지는 우려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10-21 21: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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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법자 드론, 커지는 우려  
▲ 영화제작용 드론 제조업체인 에어리얼 몹의 한 직원이 지난해 8월 캘리포티아 샌디에이고 해안에서 자사의 드론인 '스카이 집 헬리콥터'를 조종하고 있다. <뉴시스>

드론은 더 이상 군사용으로만 쓰이지 않는다. 드론은 이제 일상생활에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최근 200달러 짜리 드론도 등장했다.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조정이 가능하다.

이런 드론이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면 사생활은 더 이상 보호받기 힘들다. 드론이 범죄에 악용되는 등 우리의 일상에 골치덩어리로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드론 무법지대'에 대한 우려는 깊고도 넓다.

◆ 드론, 사생활 침해 논란에 직면

IT전문매체 기즈맥을 통해 지난 8일 공개된 드론 ‘아누라(Anura)’는 크기가 4.7인치에 불과하지만 마이크로 카메라를 내장해 실시간 동영상 촬영과 녹화가 가능하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10분 동안 비행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쉽게 조종할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가격이다. 아누라의 제작사 에이리캠은 아누라의 예상가격을 200달러라고 밝혔다.

이처럼 드론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드론 대중화가 앞당겨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드론에 의한 피해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지난 18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한 여성이 아파트 옥상에서 반라상태로 일광욕을 즐기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이 여성은 깜짝 놀라서 타올로 상반신을 가린 뒤 자신을 촬영한 드론을 빗자루로 내쫓았다.

드론은 유명인들에게 더 골칫거리다. 드론을 몰래카메라로 활용하는 파파라치들이 등장하면서 어디서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지난 7월 미국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코 미디어 컨퍼런스’ 행사장에 ‘드론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행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등 세계 경제의 거물들이 대거 참여했다.

찰스 슈머 뉴욕주 상원의원은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서 “뉴욕시 상공은 마치 서부개척시대를 연상하게 하듯 ‘무인항공기 무법지대’가 되고 있다”며 “무인기가 시내를 날아다니는 한 시민의 프라이버시는 보호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이앤 페인스타인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도 지난 3월 “지난 1월 드론이 창문 밖에서 우리 집 안을 촬영한 적이 있다”며 “사생활을 지킬 수 있도록 강력한 수준의 드론 규제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민들도 아직까지 드론의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기보다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지난해 미국 콜로라도주의 작은 마을인 디어 트레일에서 마을 상공을 지나는 드론을 격추시켜도 된다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 법안에 대한 주민투표는 현재 연기된 상황이지만 “우리 집 뒷마당을 촬영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주민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무법자 드론, 커지는 우려  
▲ 지난 18일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이 영상에서 드론은 아파트 옥상에서 일광욕중이던 한 여성을 찍었고 이에 화가 난 여성은 빗자루를 들고 드론을 쫓는다. <영상=Break France youtube>

◆ 드론은 과연 안전한가


드론의 안전성 역시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미국 드론 규제당국인 연방항공청(FAA)은 지난 8월 초 워싱턴DC에서 열린 드론 관련 토론회에서 드론의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존 하키 FAA 부국장은 “우리는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드론의 상업적 활용을 허용할 생각이 없다”며 “몇몇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달리 상업용 드론은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드론이 일반 항공기만큼 안전하지 않다고 말한다.

심현철 학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비행기 사고 발생율은 10억분의 1인데 비해 드론의 경우 아무리 잘 쳐줘도 100만분의 1 이상”이라며 “사고가 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5만 쪽 분량의 드론 사고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지상으로 추락한 미 군사용 무인기는 418여대나 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사고의 25%가 미국 내에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가운데 일부는 가정집이나 학교 운동장 등에 추락해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드론이 일으킨 안전사고는 최근에도 여러 차례 보고됐다.

지난 3월 승객 50여명을 태운 US 에어웨이 여객기가 플로리다주의 한 공항에 접근하던 중 맞은편에서 날아오던 소형 드론과 부딪힐 뻔한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달 뉴욕공항에 착륙하려던 이탈리아 여객기도 500여 미터 상공에서 무인기와 맞닥뜨렸던 적이 있다.

인명피해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지난 4월 호주에서 열린 육상경기를 촬영하던 드론이 갑자기 추락해 선수들이 부상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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