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이 동양생명을 향한 시장의 의구심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이어 대주주인 안방보험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동양생명 주가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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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장한 생보사 5곳 가운데 동양생명 주가는 올해 유일하게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동양생명 주가는 10일 전거래일보다 944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올해 초와 비교하면 24%가량 떨어졌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의 주가가 시장금리 상승 등 보험업황 개선에 영향을 받아 올해 초와 비교해 10~20%씩 오른 것과 정반대다. 5월에 상장한 ING생명 주가도 10일 3만9150원에 장을 마감해 공모가보다 19% 상승했다.
지난해 말 불거진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이어 대주주인 안방보험이 중국 사정당국의 수사대상에 오르면서 동양생명을 향한 시장의 의구심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말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휘말렸는데 최근 육류담보물을 공매한 결과 동양생명이 포함된 채권단이 회수한 돈은 163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은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으로 2837억 원을 돌려받지 못했는데 사실상 대부분을 손실로 처리해야 하는 셈이다.
우샤오후이 전 중국 안방보험 회장이 6월 구속된 데 이어 최근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에 해외투자를 줄이라는 압박을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점도 동양생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지분 63.01%를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우 전 회장은 구속된 직후 회장에서 물러났는데 중국정부는 우 전 회장에게 중국자본을 해외로 유출한 혐의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안방보험이 5월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3조 원을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계획대로 자금을 지원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졌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저축성보험 비중을 늘려 덩치를 빠르게 키우는 전략을 펼쳐왔는데 안방보험의 자금지원이 없을 경우 자본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자산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상품이지만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부채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자본확충 필요성이 높아진다.
구 사장은 이에 대응해 상반기에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안방보험의 자금지원에 기대지 않고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보장성보험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1년 전보다 43.5% 늘었다. 이에 따라 동양생명의 보장성보험 비중(월납초회보험료 기준)은 6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5.8%포인트 오른 47.7%로 나타났다.
다만 육류담보대출 및 안방보험 등의 이슈와 관련해 별다른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데다 다른 생명보험사보다 뒤늦게 전략을 바꾸면서 영업안정성과 관련해 의구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동양생명은 상반기에 순이익 1780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14.5% 늘었다. 그런데 채권매각이익 등 일회성요인 1200억 원을 제외하면 지난해 상반기보다 62.7% 줄어든 수준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은 대출충당금 추가적립과 대주주 관련 불확실성에 따른 전략수정 등으로 투자심리가 느리게 회복되고 있다”며 "중기적 배당정책 및 자본정책의 청사진을 내놓고 지배구조와 관련해 투자자와 적극적인 소통이 이뤄져야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