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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삼성맨' 영입전략 통했다

박은희 기자 lomoreal@businesspost.co.kr 2014-02-27 14: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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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삼성인사’ 영입카드가 통했다. 김 회장이 지난해 영입한 삼성전자 출신 CEO(최고경영자)가 27일 깜짝 성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 개선이 올해 경영권 승계작업 마무리 단계에 있는 김남정 부회장의 그룹경영에도 보탬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재철, '삼성맨' 영입전략 통했다  
▲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좌)과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박성칠 사장, 삼성맨다운 ‘A+’ 성적표

박성칠 동원F&B 사장은 취임 첫해부터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김 회장의 선택이 적중했음을 보여줬다.


동원F&B는 지난해 1조68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5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70.3% 증가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3월 사장에 취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박 사장이 마케팅비와 R&D 비용 등을 늘리면서도 실적개선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이 취임하기 전 2012년 동원F&B의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41%나 감소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위축되지 않고 과감한 투자를 선택했다. 광고선전비와 연구개발비를 늘렸다. 동원F&B의 지난해 3분기까지 광고선전비와 연구개발비는 449억 원과 51억 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5.7%, 9.6% 증가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이 성장한 데에는 박 사장의 최대 장기인 공급망관리(SCM)가 힘을 발휘했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 SCM그룹장을 지냈으며 최근에는 SCM학회로부터 개인부문 대상을 받을 정도로 손꼽히는 SCM 전문가다.


SCM(Supply Chain Management)이란 원재료의 생산·유통 등 모든 공급망 단계를 최적화하는 것으로 필요한 만큼만 원재료를 들여와 재고를 줄이는 관리기법이다.


박 사장은 올해도 SCM을 더욱 강화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동시에 온라인과 해외사업을 강화한다. 동원F&B 관계자는 “박 사장이 취임한 뒤 SCM이 더욱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진행됐다”며 “올해도 해외 현지법인을 강화하고 온라인 전용 제품을 개발하는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신제품인 연어캔 판매를 늘리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동원F&B로 오기 전 2008년 1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식품회사 대상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대상에서도 식품 관련한 사업 다각화로 매출을 크게 늘렸다. 삼성에서는 삼성SDI 경영혁신본부장, 삼성전자 경영혁신단 SCM그룹담당 전무 등을 역임했다.

◆ 김남정 부회장 체제의 든든한 배경


김 회장은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동원산업에도 삼성전자 출신 이명우 사장을 데려왔다. 이명우 사장은 서울대 철학과를 나와 삼성전자에서 미주유럽 해외마케팅을 담당했다. 소니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한국코카콜라보틀링 회장, 레인콤 대표이사 부회장을 거쳐 한양대 경영대 교수를 지냈다.

이 사장은 국제경영 전문가로 꼽히고 있어 앞으로 동원산업의 글로벌 사업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회장이 동원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동원F&B와 동원산업에 삼성전자 출신의 CEO를 투입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김남정 부회장 체제 다지기라는 시각이 많다. 올해 1월1일 김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전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이 부회장 자리에 올라 사실상 후계작업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현재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로 지배구조 상 정점에 있다.


동원그룹은 비상장인 동원엔터프라즈 산하에 동원산업,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상장회사 3곳과 동원홈푸드를 비롯한 비상장 계열회사를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인 김남정 부회장은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주식 67.9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회장의 지분(24.5%)까지 합하면 부자의 지분율은 92.68%에 달한다.


김남정 부회장은 1996년 동원산업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 실장과 건설부문 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으며 올해 초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동원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동원그룹에 대한 애착이 큰 만큼 경영권 승계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심한 것 같다”며 “삼성전자 출신 CEO들을 투입한 데에는 (김 부회장의) 경영실적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깔려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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