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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작업 빨간불, 구조조정 놓고 노사갈등 깊어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7-08-09 17: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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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사갈등이 깊어지면서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올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해 200여명이 넘는 인원을 내보낸 데 이어 정리해고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KDB생명 매각작업 빨간불, 구조조정 놓고 노사갈등 깊어  
▲ 안양수 KDB생명 대표이사.
KDB생명은 올해 두 번에 걸쳐 희망퇴직자 신청을 받았는데 애초에 계획했던 200명을 채우지 못하자 정리해고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은 7월26일 2차 희망퇴직 신청 마감일까지 180명의 신청을 받았다.

KDB생명은 정리해고 대상자를 10일 개별통보할 것이라고 알리면서 9일까지 마지막으로 3차 희망퇴직자를 한 차례 더 받기로 했다.

정리해고 대상자 기준이 희망퇴직 대상자와 비슷한 만큼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고 버티는 근속연수가 많은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유도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KDB생명이 해고 회피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았고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을 놓고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은 만큼 정리해고는 불가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산업은행의 자구책에 따라 170여개에 이르는 점포를 상반기에만 80여개로 줄이고 직원의 배치 전환 등에 협조했지만 더 많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무리한 우량채권 매각 등으로 망가진 경영난의 책임을 직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국책은행이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에 여념이 없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주부터 KDB생명 본사 로비에 천막을 치고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10일에는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11일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면담을 갖는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매각을 서두르기 위해 KDB생명의 체질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큰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을 인수할 때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마련했는데 이 펀드의 만기가 내년 2월에 도래하는 만큼 올해 안에 KDB생명을 매각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2014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으며 실패했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2010년 KDB생명 인수시점부터 지금까지 8500억 원을 투자한 만큼 매각에 성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3분기에 KDB생명의 추가 자본확충을 계획하고 있는데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KDB생명의 적자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노사갈등까지 불거져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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